머스크라인 CEO '해운업 디지털화' 주제로 강연…국내서도 시범운항 등 가속
   
▲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 머스크 소속의 '머스크 맥키니 몰러'호 /사진=인천항만공사 블로그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해운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블록체인(분산형 거래장부) 확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신속성과 신뢰성이 해운 생태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1위 정기선사 머스크그룹에서 북아시아 파트를 맡고 있는 팀 스미스 대표는 오는 24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 참석해 '디지털화와 해운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컴퓨터 기술기업 IBM과의 신규 합작법인 설립 진행상황과 더불어 '머스크의 세계 무역 디지털화 선도 전략' 등을 설파할 것으로 보인다.

스미스 대표는 평소 유수의 포럼에서 '디지털화'를 언급하면서 "해운업계는 최근 수 년간 시장 현황 및 해상운임에 집중해 왔으나, 파괴적 혁신(disruption)이 업계 전반을 겨냥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술 혁신은 업계 전반의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한다"고 주장해 왔다.

머스크라인 모그룹인 A.P 몰러-머스크는 IBM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합작회사(조인트벤처) 설립 인가를 앞두고 있다. 양사는 해운 생태계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국제무역 디지털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당장 미국에서 6개월 안에 관련 규제 승인을 받기만 하면 블록체인 솔루션을 공개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서 거래 참여자들이 데이터를 검증·암호화해 분산된 원장에 보관하는 기술이다. 세계선사협의회(WSC)에 따르면 무역 관련 서류를 처리하는 최대비용은 해상운송 비용의 5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세계경제포럼은 블록체인을 통해 이러한 불필요한 서류 작업이 사라지면 국제 교역량이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요 해운사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운송에 도입하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국적 선사 최초로 한-중 구간 냉동 컨테이너에 블록체인 기술 테스트를 완료한 점도 이같은 관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현대상선은 또 2020년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기업오라클과 공동 연구를 위한 '조인트 랩' 구축도 논의 중이다. 오라클은 현대상선의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조 설계를 담당하고, 현대상선은 이를 활용해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IT 서비스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지난 2월 IT부문 경력사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SM상선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태국 방콕과 베트남 호치민으로 화물을 실어 보냈다. SM상선은 주요 선사들을 비롯, 한국IBM와 삼성SDS가 참여중인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소속돼 있다.

부산항만공사도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 팀을 꾸려 시스템 적용으로 인한 효과 등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스템 적용을 위해 항만공사 등 관공서 측과 화주 등 이해당사자들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 물품을 수출할 때 생산자와 판매자 사이에 필요한 육상 운송 업체 또는 선박, 컨테이너가 짐을 풀 수 있는 항만, 각국의 세관 및 검역당국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해운 물류는 대부분 디지털화됐지만 운송과정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아직 종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때때로 복잡한 과정에서 수출입 관련서류 위·변조,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업계가 비용 절감 및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공부를 하는 단계"라며 "블록체인에 대한 업계 업무 일원화와 더불어 신용 장애 등 보안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실질적 도입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