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월성1호기 및 천지·대진원전 사업 종결 결정
월성1호기 잔존가치·신규 원전 매몰비용 1조원 이상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법적·경제적 책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수원은 앞서 지난 1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천지·대진원전 사업 종결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한지 하루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를 폐쇄하는 이유로 후쿠시마 사고 및 경주 지진에 따른 강화된 규제환경과 최근의 낮은 가동률 등을 꼽았으며,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취득을 위한 후속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월성1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또한 천지 1·2호기와 대진 1·2호기 등 신규 원전 4기 역시 8차전력수급계획에서 제외된 만큼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월성 1호기는 노후설비 교체·안전성 강화를 위해 5600억원을 투입, 지난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오는 2022년까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으며, 지역상생협력금 825억원도 소요된 바 있어 조기폐쇄가 현실화 될 경우 한수원 측의 손실이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 겨울 전력수요 과소예측으로 인해 10여차례 급전지시가 발령됐다는 점에서 수명이 4년 가량 남은 원전의 조기폐쇄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블랙아웃'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탈원전으로 원전가동률이 기존 80%에서 올해 들어 54%까지 낮아지면서 한수원의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가운데 월성 1호기의 잔존가치와 신규 원전 매몰비용을 포함해 최소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배임행위라는 지적이다.

한수원은 한국전력공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어 한수원의 손실은 한전·한전 주주의 피해로 이어질 뿐 아니라 수천억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 신고리 1·2호기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은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발생한 적법하고 정당한 지출비용의 보전 관련 사항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한수원 노조 측은 "이사진이 한수원의 자존심과 자산을 포기하는 행위를 했다"며 강력 규탄했다.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위원장은 "한수원 이사회가 자의적 판단으로 월성1호기를 조기폐쇄하는 것은 근거 없이 진행하는 위법행위"라며 "자기 주머니의 돈이라면 이런 결정을 내렸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월성1호기 폐쇄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법리적 보호 및 보험의 보상범위가 되지 못한다"면서 "형사상 배임혐의로 형사고소 및 민·형사상 손해배상 당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수원 이사회는 정재훈 사장(상임이사)을 비롯해 남주성 한수원 상임감사위원·전영택 한수원 기획본부장·전휘수 한수원 발전본부장·이용희 사업본부장 등 6명의 상임이사와 이상직 전 산업연구원 감사실장을 비롯한 7명의 비상임이사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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