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면접, 자소서 기반으로 질문 이뤄져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권 공동 대규모 채용 박람회’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했지만 행사장엔 아침 8시부터 정장 차림의 구직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 사진=미디어펜


구직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개시도 하지 않은 행사장 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이날 박람회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사전현장면접신청자 대기실이었다. 

현장면접은 선착순으로 지난 20~22일 100% 사전 신청으로만 접수를 받았다. 현장면접을 진행하는 금융사는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6곳이다.

현장면접신청자 가운데 이날 면접을 통해 우수 면접자가 가려지며, 우수 면접자로 선발된 구직자는 해당 금융사의 1차 서류전형 면제 기회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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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부터는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들고 있던 구직자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면접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옷매무새를 정리해주고 머리를 넘겨주는 등 상부상조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NH농협은행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29세 심 씨는 “은행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자격증 준비를 많이 했다”며 “은행의 업무에서 서비스 부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판매·서비스 인턴도 경험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박람회를 신청한 가장 큰 이유는 서류 통과를 할 수 있는 현장면접 때문”이라며 “현장면접과 함께 금융공기업이나 금융사 정보도 얻기 위해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전면접신청자 가운덴 교복을 입은 앳된 학생 무리도 보였다. 특성화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소개한 동명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 3학년 서모 양과 이모 양은 “고등학교 특성상 취업준비를 이른 나이부터 시작했다”며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신청하게 됐고, 막상 현장에 와서 보니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고 웃었다. 

9시 20분부터는 현장 스태프들이 면접자들을 하나둘씩 준비시키기 시작했다. 30분부터는 본격적인 입실을 통해 면접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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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현장엔 현장면접자들 외에 수많은 사전상담 신청자들도 줄을 이었다. 이들은 금융사 5곳까지 상담 신청이 가능하며, 면접과는 달리 구직자들이 얻고 싶은 정보에 대해 단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10시가 되자 본격적인 행사 시작과 함께 사전상담 신청자들의 입장도 이뤄졌다. 은행, 정책금융,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저축은행, 카드 등 크게 7개로 나눠져 있는 각 부스에서 구직자들과 금융기업 간의 상담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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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거든요. 해당 자격증에 대해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이 중요해요. 면접관에게 자격증을 어필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요”

한 카드사 직원이 정장 차림의 구직자에게 답변한 내용이다. 어떤 인재상을 원한다, 입사 과정은 이렇다라는 등의 뻔한 얘기가 아닌 구직자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내용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또한 지난해 자신을 떨어뜨린 회사의 부스에 찾아와 자신이 떨어진 배경이나 올해 지원 전략에 대해 묻는 구직자도 있었다.

지난해 첫 번째 전형에서 떨어졌다던 그에게 기업은 어떠한 자격증이 올해 더 도움이 될 것인지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단순 상담일 뿐인데도 이력서를 전하는 구직자들도 상당히 많았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가져오시는 이력서는 공식적으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다만 행사에 참석하고 우리 기업 부스에 왔었다는 것은 기억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 보험업계 부스에선 큰 웃음이 터졌다. 교복을 입은 학생이 “보험사에 입사하면 보험 팔아오라고 압박해서 가족들한테도 보험 팔고, 친구들한테도 팔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참을 웃던 직원들은 학생들에게 보험업에 대한 진중하고 기본적인 설명부터 차근차근 진행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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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현장면접이 하나둘 종료됐다. 현장면접은 약 7분 내외로 진행됐다. 

면접을 끝낸 후 상기된 얼굴로 면접장을 빠져나가는 그들에게 면접 질문과 면접장 분위기에 대해 물어봤다.

NH농협은행에서 현장면접을 본 27세 최모 씨는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많은 질문이 이뤄졌다”며 “20, 30년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색다른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면접 시작 전엔 너무 떨리고 긴장됐지만 막상 면접이 시작되고 난 후엔 면접관분들께서 생각보다 친절하게 질문을 해주셔서 보다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구직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IBK기업은행 면접을 보고 나온 26세 서희영씨는 마찬가지로 자소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이 많이 이뤄졌다며 “올해 처음 참가해보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놀랐다”며 “다른 구직자들을 통해 스스로 자극을 많이 받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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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람회장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지역구직자들을 위해 지역별 화상 면접과 화상상담도 함께 진행됐다. 부산, 광주, 제주 지역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화상 면접은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참가했다. 화상 상담은 이외에 다른 금융사에서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AI자기소개서컨설팅과 면접 준비자를 위해 컬러 이미지 컨설팅, 면접 메이크업 체험 또한 진행되고 있어 해당 활동을 통해 본격적인 구직 활동에 나가기 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과 금융이 통하길 바라며 개최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장은 오는 30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DDP 알림 1관에서 진행된다. 

올해 하반기 금융사와 통(通)하고 싶고, 금융사를 통과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한번쯤은 와볼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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