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으로 배우는 시장경제㉕]가난한 이들의 삶의 질, 빈부격차 보다 중요
나광호 기자
2018-08-29 16:21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중요한 것은 격차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삶의 질'이다. 실제로 1979년과 비교하면 모든 계층의 삶이 나아졌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은 1990년 의회에서 야당 측이 "지난 11년간 상위 10% 계층과 하위 10% 계층간 빈부격차가 매우 늘어났으며, 이는 서민들이 1979년 대비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사회적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대처 수상은 "부자들이 가난해질 수만 있다면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져도 괜찮단 말인가"라며 "그런 '기막힌 정책'으로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경제력을 절대로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 인사들은 빈부격차 해소의 방안으로 상향 조정이 아닌 하향평준화를 주장한다"며 "그런 의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실제적으로는 그러한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와 기회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재산권을 인정하는 민주주의도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오른쪽)가 80세 생일파티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그녀의 남편 필립공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소득격차에 대해서도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상을 조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득이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때문 A가 월1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B가 미취업 상태일 때는 소득격차가 없는 반면, B가 취업에 성공해 월50만원을 벌게 되면 소득격차가 50만원으로 늘어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처 수상이 지적한 대로 격차를 줄이려는 정책이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아니라면 다시 과거의 정책으로 돌아가자는 것인가"라며 "양극화의 고통을 가져온 과거의 방식을 되풀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의 고용 및 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며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 어려운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아파트 경비원 감축 계획/사진=유튜브 캡처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주휴수당까지 도입한 결과 오히려 자영업자·알바 등 어려운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당장 장 실장이 거주하는 아파트도 현재 116명의 경비인력을 45%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비원·환경미화원 등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파견업종의 경우 지난달 취업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만1000명(7.2%) 감소했으며,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 취업자수도 같은 기간 각각 4만2000명·3만8000명 줄었다.


이를 비롯해 지난달 임시·일용 임금근로자는 같은 기간 각각 10만8000명·12만4000명 감소했으며, 올 2분기 1분위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5.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어려운 사람들의 일자리와 임금이 줄어들면서 이명박 정부 2년차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박근혜 정부 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던 한국의 지니계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반등을 시작해 올 1분기 0.401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0.4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김승욱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1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차 기업경제포럼'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실업률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기업의 생산성 향상 속도보다 임금 인상이 가파를 경우 고용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늘의 인기기사

PC버전
© 미디어펜 Corp.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