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노후 훈련기 교체사업…총 17조원 규모
수주 성공시 실적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의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다음달 시작되는 2019년도 미 회계연도를 앞두고 발표될 예정인 미 공군 차세대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수주를 통해 실적 및 이미지 개선 등을 노리고 있다.

노후 고등과정 훈련기인 'T-38C' 전면 교체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업은 초기 물량만 350대에 달하며, 총 17조원 규모의 메가톤급 프로젝트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며, 보잉-사브 컨소시엄과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고등훈련기 'T-50A'/사진=연합뉴스


보잉-사브 측은 최근 개발된 BTX-1을 내세워 입찰을 노리고 있으며, KAI-록히드마틴의 'T-50A'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미 공군이 30~40년간 조종사 양성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훈련기를 찾는다는 점에서 검증된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T-38C 일부 모델은 40년 이상 된 것으로, 이번 사업에서 선택된 훈련기 역시 비슷한 기간 동안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T-50A는 이번 수주를 위해 KAI가 개발한 토종 고등훈련기 T-50을 업그레이드 시킨 파생모델로, T-50은 한국·인도네시아·이라크·필리핀 등 4개국에서 160대 가량이 실전 운용되고 있다. 반면 BTX-1은 아직 관련 트렉레코드가 부족한 상황이다.

KAI는 그간 △방산비리·분식회계 논란 △감사원 감사 등에 따른 수리온 헬기 양산 차질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적자전환을 비롯한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 KAI 로고/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홈페이지


이에 따라 KAI 주가는 한때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APT 사업 수주 기대감과 수리온 양산 등에 힘입어 반등한 이후 상승세를 그리기도 했다.

또한 올 상반기 영업이익 745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경남 고성군 내 항공기 날개 구조물 및 동체 부품 등을 만드는 날개 공장 신축을 추진하는 등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이번 수주가 이뤄지면 후속 기체 사업 등을 통한 실적 개선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중동·아프리카·동남아 등 제3국 시장에서의 추가 수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방산 수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향후 최대 10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미국 수출 성공은 기술력 인정 뿐만 아니라 방산업계 특성상 미국 동맹국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KAI의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