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비무장화·DMZ 유해발굴, 정전협정서 'DMZ·MDL 관리' 맡은 유엔사령부 관할권에 적용
   
▲ 9월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미디어펜=김규태 기자]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후보자가 미국 상원의 인준 청문회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경계초소(GP) 철수의 경우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며 문제 제기하고 나선 것에 대해 우리 국방부가 27일 "GP 철수는 유엔사도 공감하고 있다"면서 확답을 하지 않아, 유엔사의 관할권 여부가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 난제로 떠올랐다.

남북이 지상·공중·해상에서 새 완충구역을 설정해 상호간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하는 것을 골자로 삼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첫 공식조치인 DMZ 및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지뢰 제거가 오는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엔사와의 이견으로 해당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가 밝힌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 양측은 JSA 비무장화를 10월1일부터 시작해 1개월 내로 완료하고, DMZ의 시범적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이날부터 강원도 철원의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뢰 등 폭발물 제거작업에 돌입한다.

관건은 이러한 남북 군사합의 사항이 유엔사의 관할권에 직접 적용된다는 점이다.

특히 JSA 비무장화와 DMZ 유해발굴의 경우 정전협정상 DMZ 및 군사분계선(MDL)의 관리를 맡고 있는 유엔사 관할권에 속해 있다.

주한미군 고유 권한인 미군 헬기의 군사분계선 10km 반경 내 비행도 이번 남북 군사합의에서 공중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비행금지구역에 해당되어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GP 철수에 대해 이견을 제시한 에이브럼스 후보자가 상원 인준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면,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취임하게 되고 유엔군사령부 사령관까지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군사 전문가들은 우리 군이 이번 남북 군사합의 이행과 관련해 유엔사 관할권 및 주한미군 기존 권한에 대해 유엔사측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 당국자는 "미국측과 사전협의가 있었고 이를 공개할 수 없지만 그쪽에서 반영해달라는 요소가 있었으며 이를 협의하는 중"이라며 "JSA 비무장화만 하더라도 유엔사와 52번 얘기했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대화를 주고 받았다"라고만 밝혀, '유엔사로부터 동의를 받았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유엔사 측도 이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에이브럼스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DMZ내 모든 활동은 유엔사령부의 관할"이라며 "남북이 대화를 지속하더라도 관련된 모든 사항은 유엔사에 의해 중개-심사-사찰-이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엔사는 지난달 경의선 철도 점검을 위한 우리측 당국자들의 MDL 통과를 불허해 방북을 무산시킨 바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이에 대해 "남북이 비무장화를 합의한 JSA를 비롯해 공중적대행위 중단구역으로 설정된 MDL 상공, 공동이용수역인 한강하구 모두 유엔사 관할권"이라며 "DMZ가 유엔사 관할이고 주한미군 협조 없이는 남북 군사합의 이행이 쉽지 않은만큼 한미 군당국 간 굳건한 공조와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DMZ를 벗어난 지역일지라도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은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과의 협의와 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27일 오후 전화통화를 갖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다짐하면서 "남북 군사합의 이행 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유지하기로 했다"고 확약했다.

큰 틀에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작게는 남북 군사합의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 한미 공조가 견고하게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