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 비중 40% 수준
조선·철강 등 타 분야 수출 확대 방안 필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수출이 5개월 연속 500억달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품목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50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 줄었으나 일평균 수출은 25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9월 수출도 4500억달러를 넘기면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수출은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 △미 금리인상 등에 따른 신흥국 경제 위기 가능성 등으로 4분기에는 수출 증가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이들 품목의 수출이 감소할 경우 전체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 수출 실적 추이(단위 : 억달러,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실제로 지난 5월과 6월에는 이들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7%, 38% 수준이었으나, 7월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면서 41%까지 증가했다. 이후 8월에 39%로 낮아졌으나, 지난달 다시 40%대를 회복하면서 최근 5개월 기준 이들 3개 품목이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기준 25%에 달하며,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을 합친 비율도 16%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에도 반도체와 석유제품을 제외하면 수출이 늘어난 것은 1개 품목(컴퓨터)이었던 반면, 일반기계·자동차·철강·무선통신기기·선박 등 10개 품목의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가 이어지고 있으나 해양플랜트 수주 부진으로 관련 공장이 가동중단되기도 했으며, 다른 분야에서도 현지 생산 증가·경쟁 심화·현지 경제 상황 등으로 수출 증가폭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사진=현대상선


이에 따라 산업부는 '실물경제 대응반' 운영을 통한 모니터링과 다자간 공조 및 수출 시장·품목 다변화 등을 통해 수출 하방요인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트라가 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수출선행지수'에 따르면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지수는 10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으며, 품질경쟁력지수 역시 전분기 대비 2.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역협회 역시 4분기 철강 및 비철금속·가전·플라스틱·고무 등의 수출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수출기업들은 원재로 가격 상승과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 등이 수출 애로요인으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 11월 중간선거와 미 연준 금리 인상 여부 및 신흥국 경기 불안 등 대내외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유망 대체시장 발굴과 수출 마케팅 강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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