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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라호텔 사우나 시설 내에 있는 휴게실./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호텔에 투숙할 일이 있을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클럽 라운지)와 사우나입니다. 그중 사우나는 어릴 때부터 좋아해 호텔 투숙할 때 관심을 가지고 이용하는 곳입니다. 호텔 사우나는 투숙객 뿐 아니라 피트니스 회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호텔에 있어 중요한 시설 중 하나입니다.
또 객실 내의 욕실에서 샤워하면 욕실도 쉽게 지저분해지고 답답한 느낌이 큽니다. 깔끔하게 공용 사우나 가서 샤워하고 오는 걸 선호합니다.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에는 호텔 투숙객들에게 사우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 호텔들은 거의 유료입니다. 이그제큐티브 룸 이상 투숙하거나 멤버십 티어가 높다거나 사우나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구입했을 때 무료로 제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몇몇 호텔은 아무리 멤버십 티어가 높아도 사우나를 유료화하고 있습니다. 호텔을 예약할 때 사우나가 유료인지 무료인지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호텔 사우나 다니는 것을 좋아해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를 통해 일일권을 구매해 다닌 적도 있습니다. 1~2만원대에 호텔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컸습니다. 피트니스 회원들과 투숙객에게만 사우나를 오픈하는 호텔들이 대부분이지만 등급이 낮은 호텔들의 경우 일일권을 판매하는 곳이 많습니다. 또 특급호텔들의 경우도 필요에 따라 일일 사우나권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시내 호텔 사우나를 거의 다 가본 것 같습니다.
호텔 사우나의 지형도
국내 사우나 문화는 언젠가부터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 동네 목욕탕은 지금은 거의 찾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그 배경에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샤워와 사우나 시설을 갖추면서 목욕탕에 갈 이유가 줄어 들었습니다. 또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입주민들을 위해 사우나 시설을 갖춘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동네 목욕탕은 언젠가부터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또 호텔 사우나는 과거보다 상당히 대중화됐습니다. 일일권을 판매하는 호텔 사우나는 거의 동네 사우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잠실의 롯데호텔월드, 청담동의 프리마호텔, 신사동의 리버사이드호텔, 삼성동의 라마다호텔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편 특급호텔들은 아직도 나름의 품격을 지니며 피트니스 회원들과 투숙객들에게만 사우나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라호텔, 그랜드 하얏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롯데호텔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당 호텔들은 모두 역사가 오래됐고 두터운 피트니스 회원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부 고객들에게 사우나를 오픈하고 싶어도 회원들의 반발이 클 수 있어서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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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그랜드 하얏트 서울 사우나 시설 내에 있는 휴게실./사진=미디어펜 |
국내 최고 호텔 사우나는 어디?
지금까지 다녀본 호텔 사우나 중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은 곳은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서울입니다. 이 호텔 사우나 안에는 밖을 볼 수 있는 통유리가 있습니다. 탕 안에서 남산의 푸르른 나무들을 볼 수 있다는 게 큰 메리트입니다. 또 햇볕이 잘 들어 사우나 내부가 밝고 쾌적합니다. 문이 있는 개별 샤워장이 있어 프라이빗 함도 보장됩니다. 외국인과 젊은층 고객 등 여러 고객층이 섞여 있어 시끄럽지도 않습니다. 호텔 피트니스의 단점으로 꼽히는 게 노년층 고객들이 많다는 점이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로 인해 사우나 시설 안이 시끄럽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그런 소란스러움은 없습니다. 오래된 호텔이지만 매우 관기라 잘 되는 호텔 사우나로 기억합니다.
그 다음으로 꼽고 싶은 곳이 서울신라호텔입니다. 신라호텔 사우나도 매우 관리가 잘 되는 호텔입니다. 피트니스 회원 규모도 매우 크고 직원들도 많아 호텔 사우나 규모 면에서는 국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호텔 사우나 역시 탕에 큰 통유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이 탁 트여 있는 게 아니라 지하처럼 돼 있는 구조라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조경으로 대나무들이 심겨 있습니다. 지하처럼 돼 있어서 햇볕도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우나 시설이 깨끗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고객들도 워낙 많아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오래 다니는 회원들이 많아 '그들만의 커뮤니티'로 소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JW메리어트 서울의 사우나 시설도 매우 크고 훌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호텔 사우나의 가장 큰 장점은 온천수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물이 매우 매끄럽습니다. 바닥도 매우 미끄러워 넘어질 위험성도 큽니다. 그래서인지 미성년자는 사우나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리뉴얼 이후 사우나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평가가 매우 좋습니다. 코스맥스와 함께 개발한 어메니티도 사우나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합니다.
르메르디앙 서울의 사우나 시설도 강남권에서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JW 메리어트 서울보다 규모는 작지만 젊은 고객 비중도 높고 시설들이 알차고 관리가 잘되고 있습니다. 특히 습식 사우나에 있는 찬물 샤워기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처럼 상쾌합니다. 메리어트 계열 호텔은 대부분 호텔 티어가 높은 고객들에게 사우나 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성동 파크하얏트 서울은 사우나 규모가 작지만 하얏트 등급이 높거나 상위 룸에 투숙한 경우 무료로 이용가능 합니다. 사우나 어메니티도 이솝 제품을 제공하고 있어 만족감이 큽니다. 사우나 시설에 보틀 생수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반면 파크하얏트 부산은 투숙객들에게 사우나를 유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4만4000원. 어메니티도 이솝 제품 대신 려, 해피바스, 아이오페 등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사우나도 주변에서 추천해서 실제 이용해봤는데 소문만큼 수준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국내 특급호텔 중 가장 고평가된 곳이 웨스틴조선호텔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어메니티는 프랑스 브랜드 '에코 부티크'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고 선풍기는 다이슨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호텔보다는 근처 더플라자호텔 사우나가 더 좋았습니다. 고급 시설을 갖춘 사우나는 아니지만, 통유리로 남산타워 전망이 보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웨스틴조선호텔 부산의 사우나도 매우 좋았던 기억입니다. 탕에서 바다 전망도 볼 수 있고 해수탕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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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콘래드호텔 사우나 내부./사진=미디어펜 |
JW메리어트 동대문도 사우나 시설이 매우 작으며 이용객들이 많지 않습니다. 피트니스 회원들이 많지 않다는 점과 사우나 시설을 전 투숙객에게 유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3만3000원. JW 메리어트 동대문이 여타 메리어트들과 달리 유료로 제공하는 이유는 사우나 시설을 오너사인 동승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만 이 호텔은 어메니티로 미국 브랜드인 '닥터 브로너스'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과 여의도 콘래드호텔,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사우나 등이 기본 이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중 콘래드호텔은 힐튼 다이아몬드 회원이더라도 사우나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직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포시즌스호텔 사우나가 매우 좋다는 평이 많습니다. 신축호텔이고 6성급 호텔이어서 그렇겠지만 시설이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 시그니엘호텔 사우나도 85층에서 바라보는 뷰가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쉐라톤 디큐브시티호텔도 사우나가 고층에 있어 평가가 좋다고 합니다. 비스타 워커힐 호텔도 과거 W호텔 때부터 사우나 시설이 좋은 곳으로 유명했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호텔 사우나들
서울 시내 특급호텔 사우나 중 가장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곳은 밀레니엄힐튼호텔과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호텔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먼저 밀레니엄힐튼의 경우 시설이 작고 오래됐습니다. 특히 사우나 직원들은 나이가 좀 있어 보였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어메니티도 LG생활건강의 '차밍'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저가 제품으로 보였습니다. 시설이 이렇게 낙후돼 있는데 힐튼 다이아몬드 회원들에게도 사우나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료로 사용하기에는 매우 비효율적인 시설입니다. 사우나에서 남산타워 뷰가 보인다는 점 이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는 곳입니다. 정리하면 콘래드호텔, 밀레니엄힐튼호텔, JW메리어트 동대문, 파크하얏트 부산 등이 투숙객 전원에게 사우나 유료화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 사우나 역시 특급 호텔 사우나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시설이 낙후돼 리뉴얼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지하 2층에 위치해 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만 하면 이상한 냄새가 날 정도입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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