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부회장단의 대거 퇴진과 함께 사장단에 젊은 인력이 투입되는 과감한 인사쇄신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변화했다.
이번 인사에서 기존 정몽구 회장의 수족으로 일하던 인물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위촉된 것. 현대차그룹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좀 더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촛점이 맞춰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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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시진=현대자동차그룹 |
다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기존 부회장 전원을 퇴진시키는 대신 계열사로 자리를 이동하거나 고문으로 앉히는 등의 예우를 지켰다.
12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및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에서 8년 간 부회장으로 책사역할을 해왔던 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이동시켰다. 정진행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또 현대제철의 우유철 부회장은 9년만에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구개발담당인 양웅철 부회장,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 생산품질담당 여승동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현대다이모스 조원장 사장,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다.
이번 인사에서 고문으로 위촉된 이들 대다수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부친인 정몽구 회장과 동분서주 현장을 누벼온 인물들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정몽구 시대가 저물고 정의선 시대가 개막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인사는 지난 9월 정의선 부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르며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11월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인 설영흠 고문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며 새로운 변화의 단초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10월에는 북미를 비롯한 주요 해외 생산법인장을 교체했다.
이번 인사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경영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성을 갖춘 경영진을 주요 계열사에 선봉장으로 내세워 자율경영 체제를 갖추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개발(R&D) 부문을 중심으로 한 외부 인물 영입도 기술력 강화를 꾀하겠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인사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이를 방증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치했다"면서 "특히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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