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롯데금융사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예비입찰에 각각 10곳, 6~7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찰에 참가한 업체가 유독 눈에 띈다. 잠재적 후보로 거론됐던 국내 금융그룹은 발을 빼고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기업들이 인수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예비 입찰에 참가한 업체의 면면을 봤을 때 롯데금융사의 사업 영속성이 저평가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 사진=롯데카드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개최된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한화, 하나금융 등 약 10곳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롯데손보 예비입찰에는 MBK파트너스, 오릭스,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를 중심으로한 6~7곳이 참여를 희망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잠재적 후보로 거론됐던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그룹 등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인수에 발을 뺐다는 점이다. 반면 사모펀드사들은 인수전에 대거 참가했다.

우선 국내 대형금융그룹들이 발을 뺀 이유에 대해선 악화된 업황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현재 국내 금융그룹들은 각종 악재에 휩싸여 인력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욱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 카드와 보험업계의 매물까지 끌어안기란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실제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7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826억원에 비해 6.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552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611억원에 비해 9.2% 쪼그라 들었다.

또한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사들이 발을 빼고 사모펀드가 인수전에 뛰어든 주고객이란 점은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사업 영속성이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금융그룹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과 사모펀드사가 참여하는 것은 투자 목적부터가 다르다. 

금융그룹사들의 경우 사업의 확장과 영속성을 고려해 인수를 고려하지만 사모펀드사의 경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재무적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에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매력도가 떨어져있다”며 “업황과 시기도 한몫을 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 인수에 뛰어든 업체들 역시 롯데금융사의 인수를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 같아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역시 “사모펀드는 롯데금융사를 인수해 차익을 남겨 되팔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그룹 대신 사모펀드가 인수에 대거 뛰어든 것을 보았을 때 롯데카드나 롯데손보의 사업 영속성이 시장에서 저평가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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