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 고객 응대 책임, 전화 대신 채팅 상담만 제공 '비용 절감'...항공사나 여행사 공식 홈페이지 통한 항공권 예약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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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투어는 2017년부터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전화상담을 채팅상담으로 바꾸는 등 고객 응대 비용은 아끼고 있다. /사진=모두투어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모 씨(40세)는 얼마 전 해외 항공권을 알아보다 위메프의 원더투어 항공에서 3만원 쿠폰을 제공해 다른 곳보다 저렴하다고 판단해 결제까지 완료했다. 위메프에서는 판매 중개만 하고 항공권은 모두투어에서 결제됐다. 그런데 김 씨는 몇 주 뒤 항공권 가격을 다시 검색해 봤는데 20만원 가까이 내려간 것이다.
김 씨는 항공사 수수료, 발권 수수료, 여행사 수수료 등을 빼더라도 취소하는 게 낫겠다 싶어 취소를 진행하려고 위메프와 모두투어 등에 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전화번호 안내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위메프에서 구매한 항공권은 전화 상담이 불가한 항공권"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위메프의 원더투어 항공과 같은 판매 중개 사업자를 통한 항공권 구매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소비자 주의도 동시에 요구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같은 판매 중개 사업자들은 항공권에 쿠폰 등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모은다. 하지만 위메프는 판매만 중개할 뿐 실제 항공권을 발권하는 곳은 여행사들이다. 이런 구조는 네이버와 지마켓, 옥션, 티몬 등 대부분의 판매 중개 사업자들이 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여행사와 제휴해 프로모션과 시스템 등을 제공하지만 실제 판매책임은 여행사가 맡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로를 통해 발권한 항공권은 취약한 약점이 있다. 변경이나 취소 등이 필요한 고객에게 전화 상담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행사 측 입장은 쿠폰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항공권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되는 거라 상담원을 두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태도다.
모두투어 원형진 홍보팀장은 "판매 중개 사업자를 통해 판매되는 항공권에는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여행사도 일부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고객 상담원까지 두는 것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원 팀장은 "위메프 등을 통해 예약하는 고객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이 많아 예약한 고객의 약 95% 정도가 전화 문의를 하지 않는다"라고 전화 상담을 받지 않는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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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메프 원더투어 항공 고객센터에는 모두투어 전화번호를 안내해 놓고 있으나 전화를 걸면 위메프에서 구매한 항공권은 전화 상담이 불가하다고 답변한다. |
그러나 위메프를 통해 판매한 모두투어 이티켓에는 담당 직원의 연락처와 이메일이 적혀있다. 하지만 실제 전화를 하면 '없는 번호'라는 멘트가 뜬다. 또 위메프가 안내하고 있는 모두투어, 내일투어, 노랑풍선 등 고객센터에는 분명 여행사들의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다. 그러나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면 "위메프를 통해 구매한 항공권은 전화 상담은 안 되고 채팅 상담만 가능하다"라는 안내를 받는다.
고객센터 안내대로 채팅 상담을 진행한다 해도 직원이 고객 메시지를 확인하는데 만도 30분 이상이 걸리는 게 다반사다. 취소 등의 업무를 채팅 상담으로 처리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원 팀장은 "전화번호를 남겨 놓은 건 판매자 정보를 위한 것이지 전화 상담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잘라 말했다. 고객이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그런 수고는 감내해야 한다는 태도다.
이에 위메프 측은 "그럴 리가 없다"라는 반응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해당 사업부에 확인해 봤는데 그럴 리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고객 응대는 법적으로 모두투어에서 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또 "여행사 정책에 대해 관여할 수는 없지만, 위메프는 판매 중개, 즉 채널링만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 응대는 여행사에서 해야 한다"며 "전화 상담이 안된다는 것은 몰랐으며 고객센터 전화번호 역시 고객 응대를 위해 제공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문제는 위메프와 모두투어에만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판매 중개 사업자와 여행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중개 사업자에서 쿠폰을 제공해 저렴하게 항공권을 판매할 수가 있는데 전화 상담이 안 되거나 비상 상황이 터졌을 때 불편한 점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나 여행사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예약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처럼 고객 응대 비용을 아끼는 모두투어는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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