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군자는 늘 자신에게는 엄하게 남에게는 관대하게 하는 것이다"

누구나 알법한 공자의 격언이지만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알지 못하는 듯 싶다. 불법 선거 의혹에 휩싸인 박 회장이 새마을금고중앙회 직원들에게 공명선거를 위한 업무를 철저히 지시한 행태를 보면 그렇다.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2일 제17대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당선 과정에서 불법 선거 의혹 혐의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선거에서 영향력이 있는 회원 약 100여명에게 송이버섯, 그릇세트, 과일세트 등 물품과 골프회원권 이용권 등 총 15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업무지시에서 공정한 선거가 새마을금고의 신뢰와 직결된다며 여러차례 공명선거를 위한 선거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새마을금고의 신뢰와 직결되는 수장의 자리라면 의혹을 빨리 벗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그는 무엇이 찔리는 것인지 공판기일을 차일피일 미루며 시간끌기 전략에 돌입했다. 첫 공판일자를 지속적으로 미루고 있어 선고 일자는 마냥 늦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박 회장이 임기를 맡은 이후 중앙회장의 연봉이 50% 인상돼 행정안전부의 시정명령까지 받은 상황이다. 

앞서 박 회장의 올해 연봉은 전년 4억8000만원보다 50% 인상된 7억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회는 박 회장의 연봉 50% 인상 결정안을 무리없이 통과시켰다.

그의 연봉 인상액을 본다면 15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새마을금고는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이다. 서민금융기관은 서민에 대한 금융기회 제공으로 이들이 상대적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런 서민금융기관의 수장이 약 15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제공해 자리를 꿰찬다면 그것이야 말로 상대적 박탈감을 서민들에게 안겨주는 것이 아닌가. 서민들은 600여만원 상당의 골프접대를 하는 인물을 서민금융의 수장으로 바라지 않는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작태를 보자면 그의 의도가 어떻든 돈을 내고 앉은 자리에 다시 돈을 채워넣기 바쁜 형국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서민금융은 나라의 근간이다. 그런 서민금융의 수장 자리는 추문이 따라 붙어선 안된다. 그것도 금품수수와 같은 추문은 더더욱 자리를 불편하게만 할 뿐이다. 

대표적 서민금융기관 수장의 자리를 그저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 사람에겐 서민 금융 수장의 자리를 맡길 수 없다.

박 회장은 스스로 결단해야 할 것이다. 서민금융을 위한 수장의 자리에 대한 겸허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모든 의혹을 조속히 밝혀내든가, 진정한 서민금융을 위해 자리를 물러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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