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어디까지 가봤니 34] 해외 체인 호텔 빙수 인기 시들한 이유는?
빙수 메뉴 아시안 디저트, 로컬 호텔들 강해...외국인 총주방장 있는 호텔 '빙수'개발 약해
김영진 차장
2019-05-26 15:55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국내 호텔들이 본격 '빙수 열전'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가격이 저렴한 빙수 제품들도 보이며 테이크아웃 빙수들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메뉴 면에서도 쑥, 토마토 등 이색 재료를 사용한 빙수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몇 년간 호텔들의 빙수 제품들을 취재하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왜 해외 체인 호텔들이 빙수에서만큼은 두각을 내지 못할까 하는 점입니다. 


하얏트, 힐튼, 메리어트 등 해외 체인 호텔들은 오랜 호텔 운영 노하우와 탄탄한 회원관리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호텔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이 많은 만큼 노하우가 많고 고객 응대 메뉴얼도 아주 치밀할 것입니다. 그래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해외 체인 호텔에 투숙하면 이름이 주는 신뢰도가 있습니다.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사진=미디어펜


식음업장 운영에서도 체인 호텔들은 전 세계서 다년간 운영한 노하우가 있어 큰 리스크 없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국내에 있는 체인 호텔들의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빙수'입니다. 체인 호텔들의 본사는 대부분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서방 국가들입니다. 총지배인이나 총주방장도 본사에서 선임할 때도 많고 대부분 외국인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들이 한국으로 발령받아 난감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빙수'라고 합니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는 빙수라는 메뉴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메뉴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마카롱보다 더 어려운 것이 '코리안 디저트'인 빙수인 것입니다. 만약 한국에서 빙수가 인기가 없다면 판매를 하지 않으면 될텐데 호텔 빙수의 인기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실례로 서울 남산의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라운지에서 빙수를 판매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판매하지 않았던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 호텔은 미국에서 직영하는 호텔이고 총주방장도 주로 외국인이 맡고 있을 겁니다. 남산 하얏트의 라운지는 주말 저녁에 가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이 호텔의 빙수 메뉴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큰 히트를 친 빙수 메뉴도 없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럭셔리호텔로 대표되는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스호텔도 라운지에서 빙수 메뉴를 판매하고 있지만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이 호텔에서는 망고빙수를 판매했지만 태국산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도 빙수 메뉴가 매우 약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호텔은 다른 호텔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딸기뷔페도 진행하지 않습니다.


해외 체인호텔들이 빙수에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는 빙수는 '코리안 디저트'이기 때문입니다. 빙수의 정확한 역사적인 유래는 알지 못하나 아시아에서 시작한 메뉴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빙수의 시작은 조선시대때 얼음을 보관하던 창고인 빙고에서 얼음을 꺼내 화채를 해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지금과 비슷한 빙수 모양은 고종 때 일본으로 간 사신이 만찬에서 디저트로 나온 빙수를 먹은 기록이 있고,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빙수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에서 크게 두각을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텔 빙수를 주도하는 호텔들은 대부분 체인 호텔이 아닌 로컬 호텔입니다. 대표적으로 서울 신라호텔이 2011년 처음 출시한 '애플망고빙수'는 '호텔 빙수의 지존'으로 꼽히며 모든 호텔이 넘어서고 싶어하는 벽이 되었습니다. 


매년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신라호텔 라운지 더 라이브러리에는 애플망고빙수를 먹기 위해 수많은 고객이 몰리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이 빙수를 먹기 위해 오는 고객도 있다고 합니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빙수는 호텔 빙수의 원조이자 스테디셀러로 꼽히며 호텔 디저트 최고의 히트작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롯데호텔서울의 멜론빙수./사진=미디어펜


롯데호텔도 호텔 디저트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습니다. 롯데호텔은 최근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모스키노와 함께 애프터눈티 빙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5만5000원이라는 가격에 애프터눈티와 빙수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컨셉입니다. 단 차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애프터눈티라고 말하기 곤란합니다. 빙수와 애프터눈티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컨셉이 낳설 수 있으나 이런 시도도 로컬 호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시그니엘 서울에서는 올해 미쉐린 3스타 셰프로 알려진 야닉 알레노가 개발한 빙수 제품을 판매합니다. 미쉐린 3스타 셰프가 개발한 빙수라는 점에서는 시선을 끌지만 서양인이 만든 빙수의 한계점도 동시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호텔은 올해 '애플망고빙수'에 승부수를 던진 모습입니다. 워커힐호텔은 6월부터 애플망고밍수를 판매하는데, 신라호텔의 아성을 위협하겠다는 각오입니다.


가격도 신라호텔보다 비싸게 책정했고 양도 신라호텔보다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호텔 내에 애플망고빙수를 먹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해 포토존까지 만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딸기뷔페로 큰 히트를 쳤던 워커힐호텔이 애플망고빙수에서도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지 기대가 됩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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