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달성해야만 '단톡방' 나갈 수 있어...이진원 대표 티몬 합류하며 MD들에 과도한 경쟁 시켰다는 지적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티몬이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무리한 영업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심지어 티몬은 SNS상의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목표 달성을 해야만 그 방을 나갈 수 있는 '방탈출' 방식도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 이진원 티몬 대표이사./사진=티몬


밤늦은 시간과 새벽 시간에도 직원들에게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업무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티몬 측은 멀티 MD(상품기획자)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을 가진 일부 MD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8일 미디어펜이 입수한 제보에 따르면 티몬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제보자는 '티몬 직원들에게 행해지는 갑질 행태'라는 메일을 몇몇 언론사에 보냈다. 

그 내용에 따르면 티몬 측은 '티몬데이'를 할 때마다 오프라인 전단지 배포작업을 직원들에게 강요했다는 것이다. 

티몬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지원자를 받아 소규모로 진행했던 오프라인 전단지 배포를 지난 4월에는 강남역, 역삼역 등 지하철 주요 역사 10곳을 정해 직원들을 동원해 대규모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당시 영업지원팀 관계자는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한 시간 일찍 나와 전단지를 나누어 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렇게 고객 동선에서 티몬을 알리는 일이 우리의 가능성을 여는 가장 기본이자 시작이 될 수 있는 일일 것"이라며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는 것이다. 

   
▲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티몬의 방탈출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제보

심지어 티몬은 매월 1일 진행되는 '퍼스트데이'를 준비하며 실장들이 전체 MD들을 카톡방으로 초대해 2개딜 이상을 마친 MD들만 방을 나갈 수 있는 '방탈출' 방식을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직원은 카톡방에 남아 있어야 했고 관련 부서에서 관련자를 개별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티몬데이 등을 앞두고 상품이 오픈되는 밤 12시에 상품이 제대로 오픈됐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에도 직원들에게 카톡으로 업무를 지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이유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에는 "우리 회사(티몬)는 다른 건 몰라도 워라벨 하나는 최고였는데 지금은 업무시간에 도대체 뭐하고 퇴근 후 전화, 카톡 폭탄 스트레스 엄청 받네요" 등의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티몬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업무 지시를 한 것은 지난 12일 선임된 이진원 대표이사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밤 12시경에 티몬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한 대화방 내용./제보

위메프 출신의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티몬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되면서 특가마케팅 등을 과감하게 펼쳤다. 

매주 월요일 '티몬데이', 매월 1일 '퍼스트데이', 매주 금요일 '무료배송 데이' 등의 특가마케팅은 이 대표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컸다. 이 대표는 MD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멀티 MD를 도입했다. 기존에 확보한 파트너사 외에도 신규 파트너사를 유치하도록 유도, 더 큰 성과를 내도록 MD들을 경쟁시키는 전략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MD들의 불만이 컸고 이탈도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티몬 송철욱 홍보실장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이진원 대표이사가 티몬으로 오면서 부서 간의 경쟁이 심해졌고 기존 MD들이 반발하면서 퇴사를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블라인드 등에도 그런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오는 예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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