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유니콘, 평균 6년·투자액 1098억 소요
중기부 "문재인 정부 8000억 쏟아부어 유니콘 늘어"
임종화 교수 "박영선 장관, 유니콘 정치도구화 속셈"
   
▲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유니콘이 된 기업 로고들/사진=Pinterest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모태펀드에 추가경정예산을 늘린 덕에 국내 유니콘 기업이 대폭 늘었다고 발표해 자화자찬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중기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기부는 화장품 업체 '지피클럽'이 미국 'CB Insights'에 등재됨에 따라 지난해 6월까지 3개였던 유니콘 기업이 1년만에 9개사로 늘었다고 발표하며 독일과 공동 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신화 속 동물인 유니콘에 비유해 지칭하는 말이다. 벤처업계는 이 같은 기업들이 늘어나는 건 2000년대 초반 대비 벤처 생태계가 성숙해 제2벤처붐이 일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미국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업 '스포크 인텔리전스'의 필립 케이시스 CEO는 2015년 "유니콘 기업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업계 평균 6년이 소요되며, 9500만달러 가량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8일자 환율 기준으로 한 기업당 1098억6085만원을 투자금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1조원 이상 되는 기업 가치를 일궈내기 위해선 이와 같이 실로 막대한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한편 이와 대조적으로 중기부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중기부는 지난 26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실시한 추가경정예산 중 모태펀드에 대한 재원 투입을 8000억원까지 늘렸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 덕에 1조원짜리 기업들이 융성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기부는 유니콘이 된 기업들에 개별적으로 얼마나 지원했는지 내역을 밝히지 않았고,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정부가 세금으로 생색내고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올리며 '자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종화 경기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중기부 수장인 박영선 장관은 과연 유니콘 기업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스타트업이 우량 기업으로 성장해오는데까지 현 정부가 얼마나 기여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임 교수는 "이미 성장 가능성이 있던 기업을 현 정부가 보도자료에까지 거론하며 그 이미지에 스리슬쩍 묻어가려 한다"며 "중기부가 유니콘 기업의 생리를 정치도구화에 활용하려는 얄팍한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