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과 일본은 1500년 이상의 장교한 교유의 역사를 지닌 이웃이며, 경제분야에서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한 밸류체인을 형성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양국 관계가 적잖은 도전에 직면했으나, 적극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해 이를 풀어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본부장은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손잡고 협력해야 할 이웃"이라며 "양국 경제인들은 분업구조를 형성,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성공적인 교류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세계 교역이 위축되는 가운데 양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함께 극복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미래지향적 협력 방안으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조기 타결 등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 역내 정착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및 수소경제 등 에너지 분야 협력 △양국간 협력을 제3국과의 공동 협력으로 확대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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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한 (왼쪽부터)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 고가 노부유키 일한경제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양홀딩스 |
김윤 한일경제인회의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한일 양국은 숙명적 이웃으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세계시장에서 선의로 경쟁하면서 최대한의 협력을 통하여 공존공영해야만 한다"면서 "저출산·고령화·구인난 및 취업난 등 공통 해결과제가 산적했다는 점에서 소통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양국 관계가 어려운 시기에 열리는 회의인 만큼, 사명감과 각오가 각별하다"며 "양국 기업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이념이 아닌 현실을 기반으로 거시·미시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설파했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은 "1965년 이후 지난해까지 일본의 대한투자는 33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과거 10년간 양국 기업은 제3국에서 95건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지난해 5건만 해도 프로젝트 금액이 280억달러로 집계되는 등 양국은 제3국의 종합적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사키 회장은 "내년 도쿄에서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린다"며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했던 것처럼 양국 경제인들은 전세계 사람들이 교류하는 자리인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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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는 "이 회의가 반세기에 걸쳐 감당해온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도 "강제징용 관련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양국간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불매운동 등 양국 경제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양국은 무역·투자·고용창출·금융·제3국에서의 협력 등에 있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으나, 지금까지 양국간 어려운 현안과 곤란했던 상황들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양국 관계자를 비롯한 중층적 노력을 통해 발전해왔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관계를 진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최근 양국간 갈등은 한국과 일본의 비교우위를 연결해줄 밸류체인의 선순환적 작동을 저해하며, 부품·원료 제공자와 반·완제품 생산자 및 국제 소비자 모두에게 손실을 끼친다"면서 "양국의 강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고, 글로벌 밸류체인을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이날부터 이틀간 개최되며,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주관하는 '한일사업기술페어 2019' 행사도 마련됐다. 이번 행사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수훈 전 주일한국대사,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정탁 포스코 부사장,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부회장, 무라카미 노부히코 도요타 부회장 등 양국 통상 관계자 및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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