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NASA 출신 신재원 박사 영입…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박차
상용화, 관련법규 등 해결할 문제 많아… 시간 소요 예상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늘을 나는 차량인 '플라잉 카' 개발을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고 인를 영입하며 본격화에 나섰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며 먼 미래의 이야기이자 국내와 무관한 것으로만 거론됐던 플라잉 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먼저 관심을 보여 왔던 이 분야에 현대차그룹이 직접 연구개발에 나서며 뜬구름으로 통하던 콘셉트가 실현 가능한 미래가 됐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편화가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 카티베이터(Cartivator)의 스카이드라이브 /사진=카티베이터 홈페이지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을 전담할 'UAM(Urban Air Mobility)사업부'를 신설하고  지난달 30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앞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플라잉 카에 대한 언급을 실현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현대차그룹의 도전으로 인해 그동안 '콘셉트'로만 평가받던 플라잉 카가 국내에서도 현실로 다가왔다. 

신재원 부사장은 "미 항공우주국에서 최첨단 항공기체와 추진, 안전, 항법 분야 등 다양한 항공 분야를 연구하고 관리하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며 "이제 현대차그룹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책임을 지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플라잉 카는 일반 자동차처럼 도로를 주행하다 필요에 따라 수직상승해 하늘을 나는 방식의 차량이다. 수직상승이 필요한 이유는 활주로를 찾아 이동해야 한다면 플라잉 카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결국 소형 수직 이착륙 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지금 도심 이동용 플라잉 카는 무리수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직 상용화가 되거나 보편화되기에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련법규 문제도 해결되어야한다. 법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관련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완성차 업체들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플라잉 카의 개발 역시 더디게 진행돼 왔다. 관심을 보여도 콘셉트 형태의 차량이 소개되거나 소극적인 투자만 이뤄지고 있었다.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완성차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플라이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지만 교통정체를 해소할 수는 없다"며 "이륙과 착륙 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사고가 발생하면 상상이상의 피해가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유경제 개념으로 접근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입장도 있다. 구글과 우버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IT기업들은 '공유경제' 개념을 앞세워 플라잉 카 시대에 차츰 다가가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플라잉 카 개발 신생 기업 '지 에어로(Zee.Aero) 플랜'에 출자를 확정했다. 

차랑 공유 기업인 우버 역시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우버의 경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로 도심 교통체증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버의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자가용 비행기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1~2인용 소형 항공기다. 빌딩이나 아파트의 옥상에 있는 헬기 이착륙장에서 출발해 목적지 인근에 또 다른 이착륙장으로 이동하면 된다고 공언한다. 

2021년 구체적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시험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식 서비스는 2026년부터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벨 헬리콥터(Bell Helicopter)는 올 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9)'에서 하이브리드 항공 택시 '벨 넥서스(Bell Nexus)'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벨 넥서스'는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시스템으로 구동되며 여섯 개의 틸팅 덕트 팬이 달린 5인승 항공 택시다. 지난해 처음 존재를 알렸으며 이번 CES 2019에서 완전한 프로토타입으로 공개됐다. 벨 헬리콥터는 오는 2020년에 '벨 넥서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 미국의 벨 헬리콥터(Bell Helicopter) 하이브리드 항공 택시 '벨 넥서스(Bell Nexus)' 프로토타입. /사진=미디어펜


이를 조용히 지켜보던 독일 아우디와 일본 토요타가 마침내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토요타는 2017년 자동차와 항공기, 벤처기업에 종사해온 젊은 연구원들이 모여 세운 '플라잉 카 스타트업' 카티베이터(Cartivator)에 소액 투자를 단행했다.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토요타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완성차 업계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토요타가 투자한 기업 '카티베이터'는 비행 자동차인 스카이 드라이브(SkyDrive) 개발을 마치고 막바지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종 양산목표는 최고 시속 150㎞, 비행속도 시속 100㎞, 비행고도는 약 10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운전자(조종사) 1명만 탑승할 수 있다. 형태는 소형차량에 4개의 프로팰라가 달려있어 항공기보다는 대형드론에 가깝다. 

이처럼 다양한 방면으로 플라잉 카가 개발되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행 자동차가 애초 콘셉트대로 비행 기능을 갖춘 소형차로 개발되는 것은 물론, 공유경제를 뒷받침할 소형 항공기 개념 등의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채제에 들어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새시대를 맞이했다"며 "단기간의 성과를 보이기는 힘들지라도 새로운 도전을 아끼지 않는 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될만 하다"고 밝혔다. 

또 "플라잉 카가 현실화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들 간의 경쟁구도가 요구되는 만큼 수년내에 시장에 정착되고 보편화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