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업계 우려 수렴한 제2금융권 보완 정책 논의 계획"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오픈뱅킹’ 시스템이 전 금융업계에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계에선 고민에 빠졌다. 하나의 통합 앱을 통해 고객들은 편익을 얻는 반면, 2금융권인 저축은행 시스템이 지금보다 더욱 소외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저축은행의 오픈뱅킹 참여여부를 확정짓겠다면서 오는 18일 서비스 전면 도입 이후 업계의 우려를 수렴한 제2금융권 보완 정책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 사진=BNK부산은행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은행 위주의 오픈뱅킹 참가 금융사를 내년부터 저축은행, 상호금융,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1년쯤엔 시중은행과 2금융권을 합한다는 계획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지난 10월 30일 은행권 시범 서비스 이후 한 달 만에 총 239만명이 가입했으며, 계좌는 551만좌가 등록되는 등 시중은행에선 무한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사들은 오픈뱅킹 시스템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이 되는 과정에서 2금융권의 시스템이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예·적금 잔고도 시중은행 앱에서 자유롭게 조회·이체가 가능하게 된다면 저축은행 통합 앱을 찾는 고객은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저축은행중앙회는 오픈뱅킹 서비스 출시 이전인 지난 9월 약 30억원을 들여 ‘SB톡톡플러스’를 리뉴얼했다. SB톡톡플러스는 저축은행 66곳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앱이다. 

지난 11월28일 기준 SB톡톡플러스의 계좌는 6만2547건이 개설됐으며, 수신규모는 7290억원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픈뱅킹 시대에 대비해 저축은행 통합앱 ‘SB톡톡플러스’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마련하기도 했다. TF는 내년 5월쯤 오픈뱅킹 시대에 대비한 1차 앱 업그레이드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는 오픈뱅킹에 참여하기 위해 특별참가금을 내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오픈뱅킹을 위해서는 금융결제원의 금융결제망 사용이 필수인데 이는 은행 등 금융사의 회비로 구축된 망인 만큼 저축은행 등 외부기관들은 ‘특별참가기관’ 자격을 통해 특별 참가금을 지불해야한다.

기존 저축은행중앙회의 모바일뱅킹이 시중은행권에 종속될 우려에 더해 특별참가금이라는 비용까지 발생하게 된다면 저축은행업계에선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저축은행 뿐만아니라 전 금융사 시스템의 생사가 걸린 문제”라며 “참여를 확정짓진 않은 단계에서 아직 상황을 관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참여여부는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입장을 청취한 이후 참여 확정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토는 내년 상반기 중 마칠 예정”이라며 “오는 18일 시스템 본격 도입 이후 제2금융권의 보완정책에 대해 논의가 진행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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