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수주량, 712만CGT…중국 708만CGT
삼성重, 연간 목표 91% 달성…대우·현대 70%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조선업계에게 2019년은 험한 물살을 뚫고 항해를 이어간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발주량이 급감하고, 드릴십(원유시추선) 악재가 속출한 가운데 2년 연속 세계 수주 1위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30일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영국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11월 한국 조선사들은 71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 중국(708만CGT)에 신승을 거뒀다.

여기에 이번달에만 △LNG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중형 컨테이너선 △셔틀탱커 등 28척(28억달러)의 계약을 따내는 등 '막판 스퍼트'를 달린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의 실적을 더하면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컨테이너선 22척, 원유운반선 29척, PC선 36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3척, 액화석유가스(LPG)선 17척 등 총 135척(120억달러)을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의 76%를 기록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등 총 39척(71억달러)을 수주, 연간 목표의 91%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도 LNG선 10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5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31척(59억5000만달러) 상당의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수주함으로써 올해 목표의 73%를 채웠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사진=대우조선해양


업계는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량의 80%(51척) 가량을 '싹쓸이'한 것이 이같은 성적표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경우 LNG선이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와 각국에서 추진 중인 에너지전환 정책 등에 힙임어 내년 LNG선 발주량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이들 업체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에너지 기업 노바텍은 10척의 쇄빙LNG선 발주를 모색하고 있으며, 모잠비크·카타르 등에서도 대형 LNG선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가스 수출을 늘리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가 천연가스 생산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도 언급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에 머문다면 해양플랜트, 드릴십 등의 발주량은 정체되거나 축소될 공산이 있다. FPSO의 경우 손익분기점(BEP)이 50달러 정도이라는 점에서 현재 유가로는 채산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지난 17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2019 석유 컨퍼런스'에서 "예년 수준의 수요 증가와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의 추가 감산에도 미국 등 비OPEC 생산 증가로 공급과잉이 발생, 국제유가가 올해보다 낮은 선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이 IMO2020 대응옵션으로 저유황유와 LNG선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미중 경제전쟁 장기화 등으로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낮게 점쳐지는 점도 우려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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