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식품관만 다녀갔다고 식품관만 하루 휴점, 직원들 불안감 호소...국내 매출 1위 백화점 타이틀 지키려는 조치 시각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는데도 신세계 측이 전체 점포가 아닌 식품관만 휴점한 것을 두고 내외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종업계들은 코로나19 확진자는 물론 의심환자가 다녀가도 전체 점포를 휴점해 긴급 방역에 나섰는데, 신세계 측은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으로 강제 출근해야 하는 직원들의 불안감은 컸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가 고객과 직원의 안전보다는 강남점 매출을 의식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9일 오후 2시경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23일 지하 1층 식품관을 임시 휴점한다"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의 임시 휴점 기한은 단 하루였다. 신세계 측은 "강남점은 22일 서초구 감염병관리팀과 비상방역팀의 현장 조사 중인 오후 8시에 영업을 앞당겨 종료했으며, 확진자의 마스크 착용, 식품관 외 타구역 미방문, 확진자 방문과는 별도로 선행된 소독 등 사전 방역 활동과 관련해 현장조사팀과 협의를 거쳐 방문 구역만 임시 휴점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세계 측의 이런 조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휴점을 결정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AK플라자 등은 고객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점포 전체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휴점 기한도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3일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3일간 휴점하면서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닌 의심환자만 다녀갔는데도 광주계림점을 휴점했다. 

지난 23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 출근해야 하는 직원들의 불안감은 컸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SNS에 "직원들 전체 발열 검사, 접촉자 있는지 체크했다고 했지만, 직원들 퇴근 동선에서 발열체크 또는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 백화점 매출이 중요한가요. 목숨을 걸고 일하라는 건가요"라며 하소연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직원들도 누군가의 가족입니다. 경영자들의 가족이 지금 직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셨을까요"라고 식품관만 휴점한 것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서초구 감염병관리팀과 비상방역팀의 현장 조사를 벌인 이후 확진자의 마스크 착용, 식품관 외 타 구역 미방문, 확진자 방문과는 별도로 선행된 소독 등으로 식품관만 휴업하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시행했다"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강남점 전체를 휴점하지 않은 배경이 매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백화점 점포 중 처음으로 2조원을 달성한 국내 1위 백화점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백화점은 이세탄(일본 신주쿠), 라파예트(프랑스 파리), 해롯(영국 런던) 등 몇개에 불과하다. 신세계는 강남점 불륨을 더욱 키워 세계적인 백화점으로 키워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확진자가 식품관만 방문했다 하더라도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점포 전체를 휴점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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