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운항편수 전년 比 각각 43.3%·16.4%↓
한국인 입국제한 123개국…유동성 위기 불가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이 지난달 운항편수와 여객수 모두 전년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선의 감소폭이 커지고 있고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항공사 경영난이 쉽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폐업' 위기에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인천공항 제1터미널 전경/사진=미디어펜


12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공항에서 국내선과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705만943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1245만4255명) 대비 43.3%줄어든 705만9439명을 기록했다. 항공운항 편수역시 지난해 2월(7만105대)에 비해 16.4% 줄어든 5만8635대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국내 공항을 오고간 항공기 대수는 총 5만8635편으로, 전년 동기 10만1174편보다 42% 위축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여객수는 139만9105명으로 전년대비(241만984명) 41.9% 줄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6개사는 54.86% 감소한 178만4259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항공사들의 경영난은 한국의 입국제한이 강화되며 이달부터 더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총 123개국으로 늘어나고 있다. 

조치별로는 입국이 전면 제한되거나 한국을 떠난 지 일정 기간이 지나야 입국을 허용하는 입국금지는 53곳, 격리조치는 중국 등 18곳, 도착비자 발급 중단 등 의무격리보다 낮은 제한 조치는 52곳이다.

더욱이 일본의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로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취항 30년 만에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대한항공은 인천~나리타 노선만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10개 노선 중 2개 노선만 남겨두기로 했다. 또 진에어는 이날부터 5개 전 노선을 잠정 중단했다.

이 밖에도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은 일본 노선 비운항으로 국제선 노선이 없어졌다.

코로나19 여파는 대형항공사의 장거리 노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매출액 비중의 30%를 차지하는 미주 노선을 감편하거나 운항 중단을 결정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유럽노선을 축소했다.

하늘길이 막히자 운항하지 않는 항공기를 세워두는 주기장은 가득 찼고 항공사들의 손실만 키우고 있다. 인천공항은 비행기 최대이륙중량(톤수)을 기준으로 30분 단위로 주기장 사용료를 부과한다. 

보잉사 B737기종이 62톤이고 24시간 세워둔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약 35만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한다. 최소 10대 가량이 세워져 있을 경우 단순계산으로 한달에 약 1억원을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앞날을 기약하기 힘든 상황에서 지속적인 비용지출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각 항공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위기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비용절감에 나섰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거나 임원진 임금 반납하고 단축근무를 시행하는 등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조종사들은 무급휴가에 돌입한 곳도 있다. 

이런 항공사들의 자구책에도 경영난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17일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출심사절차를 거쳐 최대 3000억원 내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6개 LCC 사장단은 지난달 28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무담보·장기 저리 등 조건을 대폭 완화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커진 위기는 자발적인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발빠른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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