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워크아웃·구제금융…침몰하는 국내 해운업계
흥아해운, 동남아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으로 실적 하락
한진해운, 대한항공 통해 2조원 넘게 지원받고도 파산
현대상선, 산업은행 3조원 긴급 수혈 덕에 구사일생
박규빈 기자
2020-03-12 13:31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8대 해운사 중 하나인 흥아해운이 워크아웃을 신청해 한진해운 사태 이후 국내 해운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정책 금융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흥아해운은 "산업은행을 주 채권은행으로 한다"며 "향후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확정될 경우 다시 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흥아해운은 선복량 기준으로 따지면 국내 5위 해운사다. 그러나 2016년 선복 공급 과다로 동남아시아 컨테이너선 운임이 떨어짐에 따라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특히나 동남아시아 노선 비중이 높던 흥아해운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더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까지 더해 전 세계 무역량이 감소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경영 환경이 악화된 것이다.


실제 흥아해운은 2016년까지는 이익을 내는 회사였다. DART에 따르면 2014년 158억원, 2015년 162억원, 2016년 11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185억원, 2018년 4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흥아해운 컨테이너 사업부가 장금상선에 넘어가는 등 회사 규모가 작아졌다.


해운업계의 몰락은 흥아해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최대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은 2016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7년 2월 최종 파산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4년 한진해운 경영권을 넘겨받으며 대한항공을 통해 2조원 가량을 긴급 투입했으나 누적 결손금이 천문학적인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경영을 포기하기도 했다.


현대상선 역시 완전 자본잠식상태로 파산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정부 구제금융으로 겨우내 살아나기도 했다. 회계감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은 2018년 현대상선 경영 실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2조5490억원이던 부채가 2019년 3조3207억원으로, 다시 올해엔 5조2171억원으로 불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과 내후년엔 각각 6조2304억원, 6조6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면 시장에서 퇴출돼야 마땅하지만 원양 국적선사가 사라질 것을 우려한 정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2018년까지 3조원을 수혈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2023년까지 5조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해운·항만업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2018년 7월 5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출범시켰다. 사실상 업계 상당 부분이 공기업화 된 셈이다. 그러나 해양보증보험의 자산을 이어받은 진흥공사는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9억원을 들여 이전했고, 부동산 매입 등에 53억원을 지출하는 등 방만 경영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국제법무학과 교수는 "해운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나, 해당 업계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라면서도 "경제 규모가 과거에 비해 커졌기 때문에 정책 금융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가 높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가뜩이나 방만경영으로 인한 부실을 왜 국민 세금으로 메워줘야 하느냐"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부채국가로 전락한 현재 주인 없는 공사를 하나 더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예산을 집행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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