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정승빈 대표 컬리 자회사 넥스트키친 대표로 선임...적자에도 유상증자 참여 지분율 높여
   
▲ 컬리 김슬아 대표./사진=컬리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김슬아 대표(37)의 남편이 컬리의 자회사 대표로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컬리는 자회사 유상증자에 수차례 참여했고, 김 대표의 남편이 대표이사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그동안 컬리의 관계기업에 머물런던 김 대표의 남편 회사는 지난해 컬리의 종속기업이 되면서 김 대표 부부의 컬리내 영향력 역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컬리의 감사보고서와 법인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컬리는 2018년까지 지분 100%의 센트럴키친(종속기업)과 지분 14.55%의 콜린스(관계기업)라는 회사를 가지고 있었다.

센트럴키친은 공유주방과 컬리의 PB HMR(가정간편식) 등을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김 대표와 컬리 공동 창업자로 알려진 박길남 이사(32)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다. 

콜린스는 컬리의 전신으로 보이며 김 대표와 그의 남편인 정승빈 대표(43)가 함께 창업한 회사다. 착즙주스 사업을 메인으로 하고 있으며 창업 초반 법인명은 콜린스그린인 것으로 파악된다. 콜린스의 사내이사는 줄곧 정 대표가 맡아왔다. 사업 방향이 컬리와 매우 유사하다. 

컬리는 지난해 이 콜린스와 센트럴키친의 유상증자 및 합병을 추진했다. 컬리는 센트럴키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7억1491만원을 추가 취득했고, 사명을 넥스트키친으로 변경했다. 또 콜린스는 넥스트키친에 역합병하는 방식을 취했다. 

즉, 유상증자를 통해 센트럴키친은 합병으로 해산됐고 콜린스가 넥스트키친으로 변경된 것이다. 줄곧 콜린스의 사내이사를 맡았던 김 대표의 남편인 정 대표는 지난해 7월 넥스트키친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콜린스 지분 14.55%를 보유하고 있던 컬리는 유상증자와 센트럴키친 합병 등으로 넥스트키친의 지분율을 55%까지 끌어올렸다. 

이로써 콜린스는 컬리의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이 됐다. 컬리 내에서 정 대표의 영향력 역시 커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넥스트키친은 콜린스에서 전개했던 착즙주스 사업 뿐 아니라 공유주방과 마켓컬리 PB HMR 생산 등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컬리의 송철욱 홍보실장은 "정 대표는 지난해 합병 전까지 자신의 사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넥스트키친의 대표를 찾지 못해 정 대표에 대표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사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컬리가 김 대표의 남편 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또 남편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2016년 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컬리는 2017년 123억원, 2018년 3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키워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9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가 193.4%나 증가했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컬리가 주주들의 동의와 절차를 거쳤겠지만,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개입되었을 여지가 있었다면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골드만삭스 홍콩과 맥킨지 홍콩 등에서 일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남편인 정 대표도 맥킨지에서 만났다. 정 대표는 미국의 1년 MBA 과정 중 최고로 꼽히는 켈로그MBA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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