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파나소닉 제치고 점유율 1위 등극…삼성SDI 4위·SK이노베이션 7위
LG화학, 배터리 시설에 3조원 투자…SK이노, 미 조지아주 공장에 3조원 투입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배터리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PHEV·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이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파나소닉이 테슬라 모델 공급 물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하고, CATL와 BYD 등 중국계 업체들도 자국 시장 침체로 부진을 겪는 동안 LG화학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 아우디 E-트론, 르조 조에 판매 호조에 힘입어 117.1%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SDI도 폭스바겐 e-골프, BMW 330e 판매 확대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34.0% 증가하면서 4위, SK이노베이션도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 1T EV 판매 증가 덕분에 2배 이상 급증하면서 7위로 올라섰다. 국내 3사 모두 탑10을 유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SNE리서치는 "올 3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사용량은 8.0GWh로, 전년 동월 대비 27.7% 급감했다"며 "4월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침체가 깊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경쟁사들이 포진한 중국 시장도 다소 회복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기반 경쟁력을 더욱 배양하고 적절한 시장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LG화학은 지난해 KDB산업은행 등과 50억달러 규모의 '2차전지사업 육성을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도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농협은행과 5억5000만유로 규모의 그린론 계약을 맺는 등 총 3조원 가량의 투자를 지속한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공장 증설 관련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올해 말까지 글로벌 생산력을 100GWh(고성능 순수 전기차 170만여대 분)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3세대 전기차(주행거리 500km 이상)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적극 공략하고, 기술개발을 통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배터리 2공장 건설에 7억30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건설 중인 1공장을 포함한 총 투자액은 3조원에 달한다. 이들 공장이 완공되는 2023년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만 연간 21.5GW를 생산하게 되며, 글로벌 총합은 71GWh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을 전후해 물류비용 절감 및 현지 공장을 통한 미국 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안정적 배터리 공급 기반 확보 등을 토대로 추가적인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025년 생산량 100GWh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매출 감소의 여파로 전 사업에 걸쳐 투자계획을 검토하는 와중에도 헝가리 배터리 공장 증설은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비용 절감과 수율 개선 및 운영 효율화 등으로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면서 "세계배터리동맹(GBA)에 가입해 원재료 공급안정성을 높이는 등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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