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한 달 만에 2배 '껑충'…글로벌 경제활동 재개 영향
정제마진, 마이너스 행진 지속…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세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각국 경제활동 재개로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불거지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2.50달러로, 지난달 21일(10.01달러) 대비 200%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북해산 브렌트유도 19.33달러에서 34.65달러, 두바이유는 17.37달러에서 33.18달러로 상승하는 등 한 달 만에 국제유가가 2배 가량 올랐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 및 주요 산유국 연합체(OPEC+)가 일일 970만배럴 감산을 이행하고, 미국 내 7개 주요 유전 산유량 감소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공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오클라호마 광구·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RUC 전경·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사진=각 사


그러나 정제마진은 5월 둘째주 배럴당 -1.6달러를 기록하는 등 3월 셋째주부터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 내 정제설비 티팟(teapot) 가동률이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74%까지 높아지면서 중국발 공급부담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등유(항공유) 마진도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1분기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원유를 휘발유·항공유·경유 등으로 정제해서 판매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BEP)은 4.5달러 수준으로, 5월 둘째주 기준으로 업체들은 석유제품 판매시 6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는 셈이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제품 가격 상승폭이 유가·납사를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납사값은 톤당 257.5달러로, 전주 대비 1.2% 인상됐다. 반면, 에틸렌과 아세톤은 각각 16%·11%, 프로필렌·폴리에틸렌(PE)·벤젠도 4% 가량 가격이 높아졌다. 역내 정기보수 집중에 중국 구매심리 개선이 겹친 덕분이다. NB라텍스 등의 가격도 상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윤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업체들이 △미국·유럽·중동 잉여 납사 유입에 따른 납사값 약세 △미국 자동차·타이어 업체 가동 재개로 고흡수성수지(ABS)·폴리카보네이트(PC) 등의 수요 회복 △중국 전방 가동률 향상 및 인도 봉쇄 해제를 비롯한 요소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기차배터리 등 2차전지 판매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태양광 수요도 2분기부터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원료값 하락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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