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11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낮은 OSP 덕 수익성↑
OPEC+, 1000만배럴 규모 감산 연장 논의…미국 산유량 감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가 일주일째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는 가운데 정유업계가 하반기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마지막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1.3달러로, 3월 셋째주부터 11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정유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 업황 반등 전망이 맞서는 모양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자동차 교통량·판매량 증가에 따른 휘발유 수요가 상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원유 소비의 75% 가량을 차지하는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중국과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정제마진이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으나, 실질적 마진은 손익분기점(BEP)을 상회하는 시황이 5월 첫째주 이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월 평균 1달후행 정제마진은 배럴당 8.6달러로, 전월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면서 "낮아진 OSP로 인한 원가절감 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국내 정유사의 저유부문 채산성은 BEP를 넘어서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는 와중에 미국·유럽·중남미 등에서 봉쇄 완화가 확대되는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으나, 인도·중동·라틴아메리카에서는 확진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높아지는 것은 OPEC+는 5~6월 일일 97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하는 등 산유국들의 생산량 조절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부 관계자들에게 관련 지시를 하는 등 합의가 실질적으로 이행되는 점도 언급됐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신규 유정 감소 △기존 유정 고갈 △채산성 부족으로 인한 업체 파산 등에 힘입어 최근 들어 산유량이 150만배럴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캐나다 업체들도 70만배럴 감산을 발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설 경우 산유국들의 감산 동인이 하락하는 등 수급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는 수요 부족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유조선을 띄우는 등 유정에서 원유를 캐도 마땅한 판매처를 찾기 어려웠으나, 재정난을 겪는 산유국들 입장에서는 바이어를 찾는대로 판매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캐나다 역시 이 정도 수준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량을 높여 이들 국가와 시장점유율 싸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중에 원유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상보다 느린 경기 회복 속도와 코로나 2차 유행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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