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SKC, 소재사업 확장
롯데케미칼·코오롱, M&A 검토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물결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수익성 향상을 노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고부가 포장재사업을 차세대 성장 주력분야로 선정했으며, 최근 프랑스 아르케마로부터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3억3500만유로(약 4392억원)로, SK종합화학은 이를 통해 유럽·미국·아시아 지역 내 패키징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글로벌 탑 티어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수로 SK종합화학은 아르케마의 프랑스 내 3개 생산시설과 △에틸렌 아크릴레이트 코폴리머 △에틸렌 아크릴레이트 터폴리머 △에틸렌 바이닐 아세테이트 코폴리머 △그래프티드 폴리머 등 4개 접착층 소재 제품에 대한 영업권과 기술 및 인력 등을 확보했다. 이들 제품은 기술난이도가 높고 기존 제조사들이 라이센스를 제공하지 않아 국내 업체들이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했으나,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고기능성 폴리머는 패키징·자동차·전기전자 및 이종재료용 특수점접착소재 등의 산업에 사용되며, 이 중 패키징 시장은 향후 연평균 6% 가량 성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6년 270억달러(약 33조5340억원)이었던 플라스틱 수지 시장규모는 내년에 350억달러(약 43조47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도 올해 초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한 데 이어 반도체 소재업체인 일본 쇼와덴코 지분 4.69%를 매입하는 등 소재사업 강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학부문에 '올인'한 결과 업황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돌파구를 찾을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터키 엔지니어드스톤 업체 벨렌코를 인수해 건축용 자재 사업에서 입지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실적발표와 정기 주주총회 등을 통해 다양한 M&A 기회에 대한 적극 대응 및 신규사업 진행을 비롯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 6공장이 들어설 SK넥실리스 정읍공장 전경/사진=SKC


SKC는 모빌리티·친환경·반도체·디스플레이 중심의 2단계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1월 동박 제조업체 KCFT(현 SK넥실리스)를 투자사로 편입시켰다.

SK넥실리스는 전기차를 비롯해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생산력을 현재 3만톤에서 2025년 12만톤 가량을 늘린다는 전략이며, 미국·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배터리 고객사가 있는 지역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3월 제5공장 투자에 나섰으며, 최근에도 전북 정읍공장에 1200억원을 들여 연산 9000톤 규모의 동박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으로 얻은 자금 등을 활용해 신규 사업에 뛰어드는 등 포트폴리오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와 관련해 기밀유지협약(NDA) 사항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으나, 국내외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으며, 관련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는 "기업의 내재적 역량을 활용한 '오가닉 그로스' 기반의 성장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M&A 및 전략적 협력 등 외부 역량을 이용한 '인오가닉 그로스' 기반의 성장에도 본격적으로 투자,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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