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언급 가장 많고 백승헌 안상운 등 주로 민변 출신
김경수 신현수 등 검사 출신과 우리법 출신 이용구 전 판사도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1대 국회 여야의 극한 대립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산 넘어 산이다. 7월 15일 출범은 현재 일정상 맞추기 불가능하다.

우선 공수처장 임명에 필수 요건인 국회법·인사청문회법·후보추천위 운영규칙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중이다.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어야 공수처 출범을 위한 후속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이 벽을 넘더라도 올해 1월 공포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 따르면, 후보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최종후보 2명이 결정된다. 야당측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임명이 불가능한 구조다.

여야 양측 후보추천위원은 아직 정해진 바 없고, 미래통합당이 '공수처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헌재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서 심리하고 있다.

   
▲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변협회장이 각각 위원을 맡고, 여기에 국회 여야가 각각 위원 2명씩을 추천해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사진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광범 변호사(왼쪽부터), 백승헌 변호사,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사진=연합뉴스
막바지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가 지명한 최종후보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 또한 최대 한달이 소요된다.

법조계는 7명의 후보추천위원 구성과 공수처장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민변 출신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한 법조인은 17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후보 추천 과정에서 야당측 위원 2명이 동의하지 않고 버티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며 "야당은 공수처법이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고 검사 수사권 및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공수처장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면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하자는게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을 보유한 독립기관으로서 공수처가 작동해 지금껏 권력에 휘둘려왔던 검찰의 맹점을 타파하자는 것. 이것이 검찰개혁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법조계에서 정년 만 65세·임기 3년·중임 불가라는 직무 조건을 맞춰 공수처장 후보군 물망에 오른 인사는 9~10명으로 좁혀진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검사는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처장에 임명될 수 없어, 재야 법조계에서 초대 공수처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우선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로 노무현정부 당시 법관 고위직(대법원장 비서실장·법원행정처 인사실장·사법정책실장)을 역임했고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을 수사한 특별검사 출신 이광범 변호사(61·사법연수원 13기)가 후보군 필두에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는 백승헌(57·15기)·안상운(58·16기)·김진국(57·19기)·민경한(62·19기)·김남준(57·22기) 변호사가 꼽힌다.

검찰 출신으로는 대구고검장을 지낸 김경수(60·17기) 변호사 및 신현수(62·16기)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문재인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이 언급되며, 판사로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최근까지 법무부 법무실장을 역임한 이용구 변호사(56·23기)가 거론된다.

여성으로는 이정미(58·16기) 전 헌재소장권한대행이 거론됐으나 본인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25일 공청회를 열고 공수처 추진을 위한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변호사들에게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받아 변협 추천후보 확정을 위한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공수처장 임명과 공수처 출범이 어떻게 진행되고 언제 끝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