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노하우 토대로 KDDX 전투체계·레이더 수주전 참가
해양무기체계 전 라인업 보유·AESA 레이더 시제품 출고 앞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이 2030년 일명 '신의 방패'로 불리는 이지스함을 제치고 가장 강력한 해양 전투체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한화시스템이 전투체계 및 레이더를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한화시스템 구미 해양연구소에서 만난 이용욱 사업본부장(전무)은 "필리핀에서 호위함 수출과 기존 함정 개량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유럽업체들과 3번 경쟁한 결과 양호한 성과도 거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KDDX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카드로 30여년간 전투체계를 개발해온 역사를 꼽았다. 함정은 개발 실패시 전력화가 미뤄지기 때문에 안정성이 매우 중시된다는 것이다. 방공시스템에 주로 들어가는 다기능레이더(MFR) 역시 천궁·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SEA)레이더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등 내공을 쌓아왔다고 언급했다.

국내 유일 전투체계 개발 업체인 한화시스템은 30여년간 구축함·호위함·고속정·잠수함 등 해양전투체계 80여척의 전력화 및 수명주기지원을 해왔으며, 지난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해양방위산업전(MADEX) 2019'에서 통합마스트(IMAST) 관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KDDX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되는 경하배수량 6000톤급 무기체계로, 해군은 2030년까지 6척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며, 4면에 MFR·AESA 레이더 등을 장착된 한국형 통합마스트(IMAST)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이 KDDX에 적용하려는 IMAST는 차기 호위함 울산급 FFX Batch-Ⅲ 복합센서마스트의 진화형으로, 센서·레이더 등을 통해 획득한 정보를 토대로 동시 다발적인 전투상황 하에서 적 함정·항공기·잠수함 등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가운데 작전을 수행하는 지휘·무장 통제 역할을 맡는다.

특히 센서와 레이더가 마스트 상단에 부착되지 않는 덕분에 피탐 가능성이 낮아지고 유지·보수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한 듀얼밴드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적외선탐지추적장비, 피아식별기 등 탐지센서와 통신기 안테나가 평면형으로 통합되고, 대공유도탄 통제 기능 등도 추가될 예정이다.

   
▲ 한화시스템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용 통합마스트 목업/사진=한화시스템


이 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3차원 위상배열 MFR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천궁 다기능레이더는 1개의 레이더로 전방위·다수 표적에 대해 탐지·추적·피아식별·미사일 유도 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연구소에서는 2015년부터 LSAM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는 상세설계(CDR)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한국형전투기(KF-X) AESA MFR도 시제품 출고를 앞두고 있다. AESA 레이더는 첨단 전투기의 눈에 해당하는 항전센서로, 공중 및 지상표적에 대한 탐지·추적·영상 등을 수행한다. 1400개의 장치가 임의의 주파수를 가진 다수의 전파를 조합해 발사하기 때문에 발사원을 역추적하기 힘들며, 자체적으로 상대 레이더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F-22 랩터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전무는 "F-35A 절충교역 당시 미국으로부터 이전 받지 못한 기술 4개 중 3개를 맡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다"면서 "레이더와 재밍기술은 창과 방패처럼 경쟁적으로 발전하지만 지금은 레이더가 우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복합임무 및 군집운용을 위한 무인수상정(USV) △수중탐색·도킹을 위한 소형급 자율무인잠수정(AUV) △대잠전용 중대형급 무인잠수정(ASWUUV) △유선조정 무인잠수정(ROV) 등의 무인체계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

이 중 해상 테스트를 마친 로봇 아키텍처 기반 자율무인수상정(아우라·AURA)의 경우 사전에 입력된 경로를 돌며 감시정찰과 전투 등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양식장 감시 및 해상구조물 자율점검을 비롯한 민간 영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3일 한화시스템 구미 해양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차기잠수함 장보고-Ⅲ 전투체계를 활용한 모의 대잠전을 수행하고 있다./사진=한화시스템


전술통신체계동에서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전술다기능전화기가 눈에 띄었다. 이는 영상통화와 다자간 회의 및 일제지령 등이 가능한 장비로, 견인포 사격지휘병(FDC) 출신으로서 후배 병사들이 편하게 통신할 수 있다는 것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한화시스템이 스마트국방의 한 축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전술망도 포착됐다. 이는 아날로그 방식의 군 통신망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으로, 네트워크 중심전 지휘통제체계 C4I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군 독자적으로 운용 가능한 통신망이 있다면 전시에 북한 방사포 포격 등으로 기지국이 파괴되도 신경계가 끊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연구소 곳곳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교육 시스템 ▲차기상륙함·차기고속정 전투체계(실물) 및 시험 중인 장보고-Ⅲ 3번함 전투체계 ▲통합마스트 목업 ▲KDX-Ⅰ 성능개량 시험 ▲함정용 ISRT 및 차륜형 대공포 EOTS 등 전자광학 장비 등 군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무기체계들을 볼 수 있었다.

한편, 연면적 1만3000평의 구미 해양연구소는 본관, 광전자동, 시스템 조립·시험동, 안테나 시험장 등으로 구성됐으며, 한화시스템의 제품 양산 및 해양시스템 R&D의 핵심 거점이다. 

이를 포함해 한화시스템은 K-2 흑표전차용·K-9 자주포 성능개량용 사격통제시스템(FCS) 및 FA-50 경공격기·KF-16·소형무장헬기(LAH)·KUH 수리온 헬기 등에 탑재된 항공전자시스템 등을 개발·공급해 왔으며,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무인으로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탐지 가능한 대잠정찰용 무인잠수정도 개발하는 등 서해안 지역의 안보태세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