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폭스바겐, 한국소비자 호구로 보는 한 재기는 없다
'출시 6개월' 투아렉 안 팔리자 700만원 가격 낮춰 판매
폭스바겐코리아 신차 출시 약속도 '전혀 지켜지지 않아'
김상준 기자
2020-08-04 14:44

   
폭스바겐 투아렉/사진=미디어펜 김상준 기자


[미디어펜=김상준 기자]폭스바겐코리아의 한국 소비자 기만이 극에 달했다. 


출시된 지 불과 6개월 된 신차 투아렉의 판매가를 갑자기 최대 700만원 낮추며, 출시 직후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호구로 만들었다. 폭스바겐 브랜드에 애정을 갖고 신차 출시와 동시에 차량을 구매한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상준 미디어펜 산업부 기자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번 투아렉 가격 인하에 대해 수입차의 대중화 전략 및 고객 혜택 강화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출시 당시 과도한 가격 책정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이후 판매가 지지부진 하자 출시 6개월만에 가격 인하를 단행해 인하 전 구입한 소비자들을 분노케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출시 1년도 되지 않은 신차의 공식 가격을 낮추는 행위는 자동차 업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2월 6일 투아렉을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출시 당일 3.0 TDI 프리미엄이 8890만원, 3.0 TDI 프레스티지가 9690만원, 3.0 TDI R-Line이 1억9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당시 출시 현장에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차량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아렉 트림별로 500만~1000만원 정도 낮아져야 적정 가격이라는데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폭스바겐 아테온 '디젤'/사진=폭스바겐코리아


특히 ‘럭셔리 SUV’를 표방하면서 가솔린 모델 도입 없이 디젤 모델만을 출시하는 폭스바겐코리아의 마케팅 전략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투아렉은 2월 출시 이후 지난 7월 말까지 총 326대가 팔렸다. 월평균 54대가 판매됨 셈으로 초라한 성적표다. 높은 가격때문에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경쟁모델로 지목했던 현대차의 제네시스 GV80은 같은 기간 1만9629대 팔린 것과 대조적이다.


가격 인하 전에 투아렉을 구입한 326명의 소비자는 불과 6개월 사이에 최대 700만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은 셈이다. 향후 중고차로 판매할 때도 차량 판매 가격이 낮아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출시 당일 설명했던 투아렉 프로모션 표, 자동차 담당 기자들도 어렵고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였다/사진=폭스바겐코리아 보도자료 캡처


6개월 전 투아렉 출시 현장에서도 가격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기자들도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금융 프로그램을 내세우며, 해당 프로모션을 이용시 차량을 곧바로 할인해 주겠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마치 횟집에서 횟감을 고를 때 ‘싯가’를 적용하듯 폭스바겐코리아는 투아렉의 가격을 고무줄처럼 조정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수입차 업계에 과도한 할인 판매가 종종 문제로 지적되기는 하지만 폭스바겐처럼 가격을 흥정하는 수준의 저급한 판매 방식은 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슈테판 크랍(Stefan Krapp)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부문 사장/사진=폭스바겐코리아


슈테판 크랍(Stefan Krapp)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리더십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지난해 8월 29일 사장이 직접 나서 5종의 SUV 출시를 포함한 중장기 제품 로드맵 및 브랜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디젤게이트를 극복하고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여가 지났지만 슈테판 크랍 사장이 약속했던 신차 티록과 테라몬트의 출시 일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테라몬트는 사장이 약속했던 연내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폭스바겐 독일 본사의 한국 홀대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가 폭스바겐 구매자들이 98억달러 이상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사용 적발의 건) 관련 보상을 미국에서는 받게 된 것이다. 이로써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혐의로 미국에서만 47만대에 달하는 폭스바겐 디젤 차량 구매자들이 배상금을 지급 받게 됐다.


한국에서는 현재 디젤게이트 관련 재판이 지지부진하게 진행 중이다. 대형 로펌을 고용한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 소비자들과 한치에 양보 없는 법정 다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사진=폭스바겐코리아


익명을 요구한 폭스바겐코리아 전 직원은 “현재 폭스바겐코리아는 신차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다.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독일에 신차를 요구한다면 얼마든지 신차를 추가 도입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우습게 보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처럼 강력한 법에 따라 소비자 보상이 이뤄지는 나라는 오히려 신경 쓰는데, 한국은 힘 있는 로펌을 내세워 재판부를 요리하면 되기 때문에 만만하게 보는 것”이라며 “2017년 디젤게이트 재판을 앞두고 독일로 도망간 요하네스 타머 사장이 여전히 국내로 송환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임기응변식 고무줄 가격정책으로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를 멈추고, 디젤게이트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와 차별 없는 보상으로 한국시장에서 신뢰를 찾아야 한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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