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리콜 적극이행 돋보여" vs 폭스바겐 "수리 예약에만 수개월"
두 브랜드 극명한 온도 차…BMW '성공적' vs 폭스바겐 불신 '폭주'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BMW 차량 화재’는 최근 수입차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핫이슈’다. 폭스바겐과 BMW는 해당 건으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고, 관련 리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두 수입차 브랜드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대처 방식은 서로 ‘극과 극’이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통해 밝혀진 두 브랜드의 극명한 온도 차에 대해 살펴봤다.

◇BMW, ‘집요할 정도’ 적극적인 리콜 이행

   
▲ BMW 320d / 사진=BMW

김병훈(35세·서울 거주)씨는 2016년식 BMW 320d 차주로 큰맘 먹고 구입한 첫 번째 수입차라 차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런데 2018년 여름 자신의 차와 동일한 BMW 디젤 차량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고 한다.

‘내 차도 불나면 어쩌지’라고 걱정하던 김병훈 씨는 BMW의 대응에 걱정을 한시름 놨다고 했다. 디젤 화재 관련 문제가 발생한 이후, 전화·문자·우편을 가리지 않고 BMW의 집요한 리콜권유 및 적극적인 수리 유도가 시작됐다고 한다.

   
▲ BMW 서비스센터로부터 받은 김병훈씨 문자 내용 / 사진=미디어펜

   
▲ BMW 320d 차주 김병훈씨 차량 리콜 안내 내역(1) / 사진=미디어펜
   
▲ BMW 320d 차주 김병훈씨 차량 리콜 안내 내역(2) / 사진=미디어펜
   
▲ BMW 320d 차주 김병훈씨 차량 리콜 안내 내역(3) / 사진=미디어펜
   
▲ BMW 320d 차주 김병훈씨 차량 리콜 안내 내역(4) / 사진=미디어펜

김 씨가 관련 건으로 리콜을 받은 횟수는 총 4회이며, 수리에 들어간 비용은 약 550만원 정도로 소비자가 부담한 금액은 없다. 김씨는 “리콜을 받기 위해 시간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BMW의 적극적인 수리 대응은 신뢰감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리콜과 관련해서 BMW 서비스센터로부터 귀찮을 정도로 연락이 왔고, 수리 입고를 할 수밖에 없도록 집요할 정도로 관리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리콜 외에도 그와 관련된 부품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해줘서 BMW 측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중대 결함 리콜 ‘나 몰라라’

   
▲ 폭스바겐 골프 / 사진=폭스바겐

이영진(39세·경기 거주)씨는 12년식 골프 차주로, 이씨 역시 첫 번째 수입차로 큰맘 먹고 골프를 구매했다. 경기 수원에서 서울 강북까지 출퇴근 거리가 상당해서 연비가 좋다는 골프 디젤 모델을 구매했다. 이씨의 악몽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부터 시작됐다.

이씨는 “친환경 디젤, 연비 좋은 차, 이미지 좋은 차라고 해서 골프 디젤을 샀는데, 디젤게이트 이후 제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돼 있더군요”라며 한탄했다. 디젤 관련 리콜을 받기 위해 약 3달을 대기했었다는 이씨는 최근 자신의 차가 또 다른 리콜 건인 변속기 결함에도 해당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국토교통부의 폭스바겐 차량 메카트로닉스 결함 세부 차종 및 차량대수 / 사진=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 캡쳐

4일 국토교통부 리콜 현황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 골프 등(9295대)에서 발견된 메카트로닉스 결함(변속기 개통)은 변속기 내부 미세 균열로 주행 중 변속 불능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한 리콜 건이다. 이씨는 해당 리콜 건에 대해 폭스바겐 측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우연히 폭스바겐 인터넷 동호회를 서핑 중에 자신의 차가 리콜 대상이라는 것을 안 이씨는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에 리콜 수리를 받기 위해 전화를 했고, 관련된 부품 재고 부족 및 다른 리콜 건 처리 등으로 인해 오는 12월에나 수리 예약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해당 건으로 주행 중에 차가 멈췄다는 동호회 사람들이 다수 있는데, 불안한 마음에 운전하기 겁난다”며 “중대한 결함이 발생했는데, 폭스바겐은 리콜에 적극적이지도 않고 수리에 대한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차만 팔면 그만이라는 폭스바겐의 태도는 안하무인”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건의 취재를 시작한 이후 이영진씨 뿐만 아니라 다수의 소비자들이 적극적이지 못한 폭스바겐 리콜 문제를 지적하며 끊임없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제보를 종합한 결과 디젤게이트에 대한 불만과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 변속기 결함에 대한 소극적인 수리 태도 등으로 폭스바겐을 불신한다는 소비자들의 성토가 줄을 이었다.

이처럼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처에 대한 두 브랜드의 온도 차는 극명하게 갈렸다. BMW는 화재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총력전’을 벌여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웠고, 폭스바겐은 소극적인 태도와 ‘나 몰라라’식의 행태를 통해 소비자들의 남아있던 신뢰마저 저버렸다.

수입차 업계 한 원로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끝없는 추락은 수입차 업계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를 통해 1차 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잃었고, 관련 리콜 등 다양한 결함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조차 잃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BMW 화재 역시 소비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지만, 그 이후 문제점을 극복하는 과정은 ‘모범사례’로 손꼽을 만큼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생명과 직결된 차량결함 문제는 눈앞에 이익을 고려하지 말고, 최우선으로 리콜 및 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