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코로나19 장기화로 제조업 전반에 난항이 닥친 가운데 석유화학업체들의 선방이 주목 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분기 매출 2조6822억원·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했다. 대산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부 설비의 가동이 중단,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저가 원재료 투입 및 일부 제품 수요 회복의 영향으로, 롯데케미칼타이탄 역시 매출 4432억원·영업이익 326억원을 달성하는 등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미주·유럽 지역 고객사 공장 가동률 하향 및 미국 내 에탄 수급 불균형 등으로 첨단소재사업과 LC USA의 수익성은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 내 연산 60만톤 규모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설비를 고순도 이소프탈산(PIA)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연내 대산공장 재가동 및 고부가·친환경 제품 확대 등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77.7% 급증, 2018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매출(+3.1%)도 25% 성장을 이룬 전지부문에 힘입어 7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올라섰다.
이는 △중국 수요 회복에 따른 고흡수성수지(ABS)를 비롯한 주요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확대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 △북미 지역 대규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프로젝트 공급 △폴란드 배터리공장 수율 개선 △전지부문·첨단소재부문 원가 절감 등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화학부문의 영업이익률은 5분기 만에 두 자릿수(13.1%)를 회복했으며, 전지부문은 1555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분기 사상 최대 성과를 거뒀다. LG화학은 향후에도 유럽향 자동차 전지 출하량 확대, 자동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 석유화학부문 수익성 유지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
|
|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울산공장 전경/사진=각 사 |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타이어업체 가동률 축소 등으로 합성고무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매출(1조262억원)과 영업이익(1201억원)이 각각 16.3%·9.8% 하락했으나, 위생용품 수요가 커지면서 선제투자를 단행했던 NB라텍스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성수지도 식품용기·일회용 PS·가전용 ABS 수요 회복, 페놀유도체 역시 아세톤 가격 강세 및 역내 비스페놀A(BPA) 정기보수 등에 따른 주요 제품 스프레드 확대로 수혜를 입었다.
금호석화는 정기보수 및 판매단가(SMP) 하락으로 에너지부문의 매출과 수익성이 저하됐으나, 3분기에는 타이어업체 재가동과 자동차·가전시장 수요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솔루션은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태양광부문의 부진에도 케미칼부문이 방어선을 구축하면서 성적표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솔루션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원·10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납사값이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향상된 덕분으로, 폴리염화비닐(PVC)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등 케미칼부문의 주력 제품도 한국과 중국 등에서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큐셀부문이 태양광 전력 패키지(PV+ESS) 상품을 무기로 글로벌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 진출하고, 3분기부터는 그린 뉴딜 등 국내외 재생에너지 정책에 힘입어 태양광 수요가 다시 확대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지정하고 힘을 실었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효성 화학계열사(효성첨단소재·효성티앤씨·효성화학)의 경우 수익성이 나빠졌다.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 공장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타이어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4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효성티앤씨(-82억원) 역시 스판덱스 출하량 감소 등 섬유사업부 적자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
효성화학은 3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스터 합성섬유 원료(PTA)·탈수소화(DH) 등의 부진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