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전력공사의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전기요금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분기(4306억원)에 이어 2개분기 연속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료비·전력 구매 비용 부담이 줄어든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4월말 배럴당 70달러선이었던 두바이유는 올 4월 10달러대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 60%대에 머물렀던 원전 이용률이 올 1분기 73.8%로 오른 데 이어 2분기 81.3%까지 상승한 것도 거론된다. 원전 이용률 1% 하향시 19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산업용 전력판매량이 지난해 2분기 12만3769GWh에서 11만8556GWh로 감소한 것을 들어 한전이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저유가가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환율·유가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전기요금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료비 증감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현상을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안으로는 연료비 연동제가 꼽힌다. 이는 석유를 비롯해 전기생산에 투입되는 연료가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으로, 김종갑 한전 사장은 이와 관련해 '두부값이 콩값보다 싸지게 됐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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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사진=연합뉴스 |
이는 한전과 발전사들의 부채가 2018년 114조1563억원에서 지난해말 128조7081억원까지 상승하고 이자보상배율도 악화되는 등 지표가 급격하게 나빠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1 미만일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2017년 2.77에 달했던 한전의 이자보상배율은 2018년 -0.11에 이어 지난해 -0.62로 떨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도 같은 기간 2.82에서 1.51로 감소했으며, 특히 한국동서발전은 4.26에서 1.04까지 낮아졌다.
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남부발전도 2점대에서 1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남부발전은 최근 △영업이용 절감 △수익 창출 △충당부채 최소화 △영업외손익 개선 △출자회사 경영개선을 비롯한 5대 분야 14개 중점과제를 선정하는 등 흑자전환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린 뉴딜' 정책 등으로 태양광·풍력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연동제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 6월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올 1~6월 태양광(87.08원)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구매단가는 1kWh당 89.94원으로, 유연탄·무연탄 보다 소폭 높았으며, 원자력(56.20원) 대비 37.5% 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가스 등의 분야에서 시행되는 연료비 연동제가 전기요금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도 "지금도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전기요금 상승시 이같은 어려움이 더욱 고조된다는 우려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 초반에 머물고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육박하는 등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불만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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