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 대비 3분의 1…러시아·중국보다 경제성↑
풀스케일 디지털 컨트롤·신개념 안전계통 성능 입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해진 기간 내에 발전소를 짓는 것이 중요한데 핀란드의 경우 2005년 착공에 들어간 원전이 아직도 건설되고 있고, 미국도 2009년부터 건설이 시작됐으나 내년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는 4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핵공감 클라쓰'에서 "APR1400 노형의 신고리 3호기는 2008년부터 공사가 시작됐으나, 8년여 만에 마무리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컴퓨터를 통해 발전소 전반을 컨트롤하는 풀스케일 디지털 컨트롤이 K-원전의 강점으로, 설계 개선을 통해 발전소 냉각 방식을 변경하는 등 신개념 안전계통 성능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같은 경쟁력을 토대로 2010년 요르단에 5MW급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한 데 이어 2015년 사우디에 스마트원자로 기술도 수출했다"며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 당시 한국산 원전에 대한 구매 의사를 전달받았고, 현재 체코에서도 수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 신고리 원전 3·4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K-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착공식에 참석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 일부를 전달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하려는 나라들에게 우리 원전들은 도시 인근에 위치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것을 자랑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실제로 국내 원전 24기 중 21기는 7.0 규모 내진설계를 갖췄다. 이는 국내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경주 지진 보다 63배, 포항지진과 비교하면 251배 높은 에너지를 견딜 수 있다는 뜻으로, 신고리 5·6호기의 경우 이 수치가 7.4까지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관계자들도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도 발전소 무너지는게 아니라 전력 생산을 멈추는 데 불과하다"면서 "격납 건물 덕분에 비행기가 충돌해도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원전은 부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실정을 타개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로, 지난 60년간 일궈낸 산업"이라며 "APR1400을 개량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1500MW급 APR+가 2014년 안전규제 심사를 완료했고, 수소생산과 사용후핵연료 저감 등이 가능한 4세대 원자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 한국형 원전 'APR1400' 모형도/사진=한국수력원자력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국내 원전의 건설비는 kW당 3717달러로, 프랑스의 절반 이하, 미국과 비교하면 ⅓ 수준"이라며 "러시아와 중국 보다도 낮다"고 설파했다.

주 교수는 "미국은 1979년 쓰리마일섬 사고로 원전 건설계획을 대폭 취소했고, 설계·제작 기술을 우리에게 전수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3년에 원전 2기씩 건설하는 과정에서 설비 공급망을 구축하고 숙련도가 높아졌고, 중장기 연구기금을 조상하는 등 투자를 지속한 덕분에 단가가 낮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연료다각화·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가능성 등 원전과 관련된 다양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이 중 원전과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질문에 주 교수는 "탄소배출권 가격 톤당 4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석탄발전의 단가는 kWh당 30원, 가스발전은 15원 오르는 반면, 원자력은 kWh당 이산화탄소(CO2) 생성량이 12g이라 영향이 없다"며 "탈원전으로 가스발전이 늘어나면 한전의 관련 비용지출도 늘어나 전기요금 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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