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오픈…휘발유·경유·LPG 등 충전 가능
석유제품 수급 부진 속 수소충전사업 시동…수소차 보급 속도 관건
   
▲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 전경/사진=에쓰오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모빌리티 연료가 다변화되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잇따라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파주 운정 신도시 내 3000평 규모의 부지에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를 오픈했다.

에쓰오일은 셀프 주유기 10대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기 4대 및 터널식 자동 세차기 2대를 설치했으며, 전기차 충전설비·화물차 전용 대형 세차기·손 세차 서비스 등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편의점과 카페테리아 공간을 마련한 데 이어 차량관련 PB 상품 도입 및 튜닝 특화 정비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편의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GS칼텍스는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서울 강동구에 주유소·LPG·전기충전소와 수소충전소를 결합한 1000평 규모의 '융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을 론칭한 바 있으며, 광주·충북·전북·강원 등 전국에서 수소충전소를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수소충전사업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이는 수소차 보급 확대 등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와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정유사들의 이해타산이 맞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장 내 연료로 활용하던 부생수소를 판매, 수익성 향상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 전경/사진=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80곳을 조성하고, 2030년 180곳·2040년 300곳으로 사업장을 넓힌다는 전략을 공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도 수소충전소를 포함한 친환경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유4사와 현대차그룹이 수소 상용차 충전 인프라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논의하는 등 타업종과의 협업을 통한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소충전소 1개를 짓는데 30억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친환경차 보급 정책 등으로 판매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올 1~6월 국내 자동차 내수물량 중 수소차(2612대)의 비중은 2.8%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차량 가격의 절반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사실상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판매량 증가에 따른 재정부담을 우려한 정부가 보조금을 삭감하는 전기차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로 수소차 고객이 늘어나면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요 전망이 반영되지 않은 계획은 '개점휴업'하는 사업장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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