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추격' 위해 현대·기아차서 사라져야 할 것
해마다 더해지는 고임금, 회사 수익성 타격
매년 반복되는 임단협 리스크…생산 차질 우려↑
회사 결정에 개입하는 노조 입김…빠른 변화 속도↓
김태우 기자
2020-09-20 12:11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지난 2008년 해성처럼 나타난 테슬라는 자동차산업에서 혁신을 외치며 전기차의 선구자적인 이미지를 확보하고 자동차분야의 새로운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자동차 회사로 등장했고 운영해 나가며 이같은 행보가 가능했다. 더욱이 환경규제 강화로 자동차 산업의 트랜드 변화는 테슬라의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테슬라이기에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반면 국내 완성차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행보를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성장 시기의 과거 영광에만 집중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입장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한화로 약 479조3610억원이다. 이는 자동차 판매 1위인 토요타를 넘어선 기록이다. 2008년 이전까지는 자동차라고는 만들어 본 적도 없는 회사가 보여준 놀라운 기록이다.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역사와 전통을 따지자면 두 회사를 비교조차 할 수 없겠지만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테슬라는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의 가치를 뛰어넘어 미래의 혁신을 보여주는 회사로 시장에서 평가 되고 있다. 


테슬라는 모두가 상상할 수 없었던 형태의 자동차를 완성시켰다. 복잡한 구조의 자동차를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형태의 간단하고 파격적인 모습으로 완성시켰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이 보여준 혁신과도 같은 모습이다. 


현재 테슬라의 주 고객층은 스스로를 '얼리어답터'로 인식하는 이들이다. 2000년대 후반 아이폰 구매자들과 마찬가지다.


그런 이들에게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를 남겨둔 채 어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좀 더 첨단화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현대·기아차 역시 이 같은 변화가 필요하지만 노조에 발목 잡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시장은 더 이상 브랜드 명성과 이미지, 역사를 통해 인정받고 차가 판매되는 시대가 아니다. 


얼마나 혁신을 보여줬는지 어떤 새로운 기술이 추가 됐는지 등이 구매를 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사안이 됐다. 


시대의 흐름이 이렇게 변화했듯 기존의 내연기관차 완성차 업체들 보다 새로운 회사들이 오히려 시장에서 각광받는 상황이다. 더욱이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전기차가 되면 이같은 성향은 더욱 뚜렷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자체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시대가 도래하면 기존의 생산방식과 연구개발 인력이 현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역시 줄어들고 기존의 수많은 인력들은 일감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대표 노조인 현대·기아차 노조는 여전히 과거 고성장 호황기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한국의 제조업은 오랜 기간 고성장을 구가했다. 일감이 넘쳐 공장을 풀가동해도 모자랐고, 그만큼 근로자들의 임금도 매년 급상승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작업복이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동차 생산과 내수, 수출은 수 년째 정체됐고, 2년 전에는 완성차 공장 한 곳이 문을 닫았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3만개에 육박하지만 전기차에서는 반토막 수준인 1만여개로 감소한다. 동력계통 부품이 상당부분 전기모터 등으로 대체되면서 간소화 되는 데 따른 것이다.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들의 대부분은 차체에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에 투입된다. 부품이 감소하면 인력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노동조합과의 임단협 교섭에서 "전기차 전환이 이뤄지면 파워트레인과 콕핏(운전석) 관련 부품들이 축소되고, 인력 수요 감소도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대차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정년퇴직 등에 따른 자연감소 등으로 인원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을 노조 측에 전했다. 일부 잉여인력 발생을 감수하더라도 기존 직원들을 내보내는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입장이다.


현 시점에서 이뤄지는 노사간 대화는 이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과거에 얼마를 더 올려 받았으니 올해도 이 정도는 올려 달라'고 떼를 쓰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일자리를 지킬 것인가에 대한 건설적인 대화와 협력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티저이미지. /사진=현대차


대규모 생산직 인력을 거느린 제조기업이 고임금과 고용보장 두 가지를 안고 가긴 불가능한 시대다. 버는 돈은 줄어드는데 개별 임금만 높아진다면 결국 고용보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또 매년 되풀이되는 임단협 진통을 줄일 협상 주기 확대도 필요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경우 매년 임단협을 진행하며 수많은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 임단협 주기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의 경우 이같은 주기연장의 시도가 이뤄졌지만 노조의 반발로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기업들이 장기적인 플랜을 짜는 것도 임단협 주기가 늘어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하지만 회사측을 압박해야 더 벌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노조의 입장이 팽배해 있어 쉽지 않다. 이런 불필요한 신경전이 줄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고 노동자들의 근로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 


더욱이 회사의 결정에 노조가 반발 하는 것도 문제가 크다. 


경영진은 경영을 하고 근로자들은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회사 측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통해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에 발 맞춰 나가는 것도 힘겨운 상황에서 노조의 의견까지 수렴해 가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 한 관계자는 "매년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때문에 노사가 줄다리기를 하고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다. 일본도 매년 임금협상을 하지만 수십 년째 파업이 없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매년 생산차질을 빚고 교섭에 수십, 수백 명의 인원이 투입되느라 비용과 생산성에 손실을 입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는 회사의 구조도 변화 될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불필요한 요소를 털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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