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감사원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20일 오후 내놓은 공개문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망단가가 당초 예상했던 이용률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전망단가가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게 추정된다는 등의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보정하지 않고 삼덕회계법으로 하여금 그대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감사원은 "그 결과 경제성 평가에서 월성 1호기 계속 가동시의 전기판매수익이 과소하게 산정됐다"면서 "전체 원전 이용률을 낮춰 일관성 있게 전망하고 이를 판매단가 산정시 적용했다면 월성 1호기의 전기판매수익이 축소되는 효과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수원은 원자력 판매량 산정시 최근 이용률 실적으로 토대로 월성 1호기 이용률 60%를 적용했다고 주장했으나, 정부정책 변화 및 안전규제 강화로 인한 이용률 저하는 전체 원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며 "당초 예측한 이용률 84% 보다 낮춰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같은 중수로 원전은 이용률(가동일수) 증가에 따라 압력관 내경이 확장되면서 기준출력이 감소하므로, 경제성 평가시 이용률에 따라 적정 기준출력을 산정해야 한다"면서도 "한수원은 기준출력을 낮게 산정하고, 이를 회계법인에 제공해 평가에 적용되도록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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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 1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
발전소 즉시 가동중단에 따른 인건비 감소분도 과다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회계법인은 계속가동시 월성 원자력본부 77명, 월성 1호기 222명 등 총 299명의 인건비가 4.4년간 발생한다"며 "즉시 가동중단 시에는 운영변경허가 기간에 119명의 인건비만 발생하고 영구정지 이후에는 119명의 인건비가 추가로 줄어든다고 가정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한수원은 고리 1호기 영구정지시 고리본부 인력감축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실제 고리본부 정원도 2018년 3월까지 축소되지 않았다"면서 "이같은 사례 및 한수원 처의 의견 등을 볼 때 월성 1호기 가동중단으로 본부 인력의 6분의 1이 즉시 감소할 것으로 가정한 것은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이후 실제 정원 변동을 살펴보면 2018년 6월말 400명에서 올 6월말 407명으로 7명 늘어났으며, 월성 1발전소 정원은 같은 기간 462명에서 375명으로 87명 줄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발전소 즉시 가동중단에 따른 수선비 감소분 과다 반영 △본사 판관비·법인세 절감효과 및 오적용에 따른 영향 △소내 전력률 변동 오적용데 따른 원자력 판매량 과소 추정을 비롯한 문제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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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에서 6번째부터) 이채익·김석기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감사원 앞에서 월성 1호기 감사결과 발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조기폐쇄 시기 결정 및 추진과정에서의 부당 업무처리 등도 언급했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한수원이 발전소 계속가동을 원하고 있으며, 즉시 가동을 중단하는 것보다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기간까지 운영하는 것이 경제성 있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부처 관계자에게 조기폐쇄 및 즉시가동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 역시 경제성 평가용역 진행과정에서 기관 실무자에게 가동중단 시기에 대한 다른 대안에 대해서도 경제성 평가용역에 포함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직원들이 조기폐쇄 결정과 동시에 가동중단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감사원은 "산업부가 즉시 가동중단 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수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고, 이를 전달할 때도 공문이 아닌 구두로 전달했다"면서 "한수원도 이사회가 다른 대안을 검토하지 못하고 심의·의결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산업부는 평가과정에 관여했고, 한수원 역시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용이하게 하고자 하는 등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저해했다"며 "산업부 공무원들이 관련 자료(총 122개 폴더)를 삭제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고 힐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인데도 백 전 장관은 퇴직을 이유로 비위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고, 정 사장에게는 엄중 주의를 촉구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하라고 촉구하는 등의 결론만 나온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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