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씨젠, 플랫폼 개발 집중
수젠텍은 홈 진단기기 시장 노려
   
▲ 씨젠 연구원들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진단기기 개발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의 대비책으로 진단키트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진단 기업 1위인 씨젠은 내년까지 진단키트의 안정적인 공급망과 개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씨젠은 최근 하남 생산 시설을 증설하고 인력 채용,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등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체계를 마련했다. 

이와 동시에 씨젠은 진단키트 검사 플랫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제품이 아닌 플랫폼 자체를 공급하면 코로나19 이후 다른 바이러스가 들이닥쳐도 씨젠의 진단시약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씨젠은 시장 진입이 불안정한 미국과 일본, 중국 시장에서 신제품 인증을 받는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 내 판매허가를 받아 최근 수출을 개시한 코로나19 및 독감 동시 진단키트의 공급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씨젠은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면 감염병 위주였던 진단키트 포트폴리오를 암 진단이나 유전자 진단, 동식물 검사, 식품 검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수젠텍은 사후관리의 일환으로 자가관리형 진단키트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관련 제품을 연구개발 중이다. 아직까지는 체외 진단기기의 주요 수요처로 병원이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빠른 시일 내 일반인이 집에서 사용하는 '홈키트'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도 치주 질환이나 알츠하이머 치매, 당뇨 등 만성질환과 관련한 진단키트 개발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수젠텍은 최근 피 한방울로 102종 알레르기를 진단하는 시약을 선보인 바 있다.

   
▲ 수젠텍의 102종 알레르기 진단시약./사진=수젠텍

수젠텍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된 직후에도 방역 체계가 열악한 아시아, 남미 지역은 진단키트의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수젠텍은 비독점 공급계약을 맺은 독일의 다국적 진단기기 회사 다이아시스를 통해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지역으로 항원 및 항체 신속진단키트 공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문가들 역시 내년까지는 진단키트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일각에서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면 진단키트의 사용률이 저조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어 왔지만, 바이러스 감염 확산세가 매우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바이러스를 정복하기 어렵다고 봤다. 

업계 전문가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백신이나 치료제를 구매할 여력이 안되거나 유통(콜드체인)이 힘든 나라에서는 진단키트의 수요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또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된 직후 초기 생산 물량으로 모두 커버하기엔 한계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체외 진단 시장 규모는 612억 달러(한화 약 68조원)로 집계됐다. 연평균 4.5% 성장률을 감안할 때 2026년에는 880억 달러(한화 약 9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홈케어 부문 시장도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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