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황교안, 원희룡, 홍준표 등 대권 1년여 앞두고 본격 몸풀기
낮은 지지율 극복 위해 2002년 노무현 모델 벤치마킹 필요성 제기
당내 주자와 윤석열의 '결합' 통해 정권 교체 목표 가능하다는 시각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4·7 재보궐선거 이후 본격적인 대권 구도의 시작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잠룡’들이 본격적으로 몸풀기에 나섰다. 당장 지지율은 미약하지만 향후 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야권 대통합’을 이뤄낸다면 국민의힘 중심의 정권교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에 뿌리를 둔 유승민 전 의원은 수도권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합리적 보수를 내세운 그는 최근 집권세력과 여권의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연일 포문을 열고 있다.

특히 경제학 박사인 유 전 의원은 차기 대권 선두에 선 이 지사를 형해 “경제도 모르면서”라는 논리로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21대 총선 패배 이후 침묵을 이어가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대담집 ‘나는 죄인입니다’를 출간하면서 재개의 기지개를 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총선이 끝난 후 참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당을 응원해준 국민, 함께 고생했던 당원들, 그리고 국회의원들께 가슴 찢는 사죄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냈다”고 밝혔다.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도 꾸준히 움직이고 있다. 아직 지지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이 지사와 '지역화폐' '기본소득' 등 주요 현안을 놓고 맞붙었다. 그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 "보편이 아니라 '무차별'일 뿐이며 부담 입장에서는 거액 증세, 받는 입장에서는 너무 소액"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당외 인사 중에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다시 파이터 본능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한때 “맘씨 좋은 푸근한 아저씨가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신현주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을 둘러싼 파동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을 직격하는 등 특유의 ‘입심’을 과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권주자들의 몸풀기를 희망적으로 본다. 다수의 주자들이 대선판을 달군 다음 외곽 지역에서 대권주자로 자리 잡은 윤 총장과 ‘결합’을 이뤄낸다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 내에서는 2002년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정권 재창출을 이뤄낸 모델을 거론하고 있다. 당시 노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지만, 지지기반이 약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정 후보는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지지율 고공행진을 달성했다.

노 후보는 결국 정 후보와 과감하게 손을 잡으면서 외연 확장을 이뤄냈다. 이후 극적인 후보 단일화까지 성공시킴으로써 정권 재창출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기 면에서 고공행진 중이던 정몽준 후보와 대세론을 형성했던 이회창 후보를 상대로 노 전 대통령이 승리한 것은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였다”며 “한때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됐던 노 전 대통령의 승리 모델을 우리 당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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