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시작에도 좁혀지지 않는 김종인과 안철수의 거리
안철수, 오세훈 당선 과정에 역할 통해 차기 대선 도전 노려
김종인, 안철수는 정권교체 걸림돌...윤석열에게 향한 시선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여전히 불편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관계가 좀처럼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보수야권 후보단일화 이후에도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4·7 재보궐선거 이후 곧바로 차기 대선 모드로 정국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김 위원장과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안 대표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5일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 현장에 참석하고 있다. 25일에는 덕수궁 대한문 앞 집중유세에서 “정의와 미래를 향한 시민 여러분의 참여와 심판”을 주장했으며, 28일에도 강남 코엑스 집중유세에 참석해 “오세훈을 찍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거점유세에 참석했다./사진=오세훈 후보 캠프 제공

   
▲ 4.7 재보궐 선거 유세 2일차인 26일 오전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차인영 영등포구[바] 구의원 후보와 함께 서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반면 김 위원장은 개별 일정을 소화하며 안 대표와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 25일 집중유세에서 안 대표는 연단에 오르기 전 김 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했고, 두 사람이 악수하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거기까지였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의 연설이 시작되자 언론사 인터뷰를 이유로 자리를 떠났다. 주말에도 따로 부산·경남지역 선거 지원에 나섰다.

두 사람의 미묘한 신경전은 결국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각자의 정치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경선 패배로 입지가 좁아진 안 대표는 오 후보의 당선에 기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오히려 안 대표가 ‘정권 탈환’에 방해가 되는 요소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경선 패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치자 2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권 교체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26일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서 혼자서 생각했다고 해서 불쑥 나서면, 그렇게 해서 지도자가 성공할 수 없다"며 "2011년도 안철수 씨의 '별의 순간'이 그때 떴다. 국민 지지도가 40% 됐을 때 그 순간을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윤 전 총장에게는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별의 순간을) 포착했으니 이제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 “처음부터 대단히 정무 감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파리를 어떻게 잘 골라서 치울 건 치우고, 받을 건 받고 어떻게 능숙하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미 그의 시선은 차기 대권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언론 인터뷰를 보면 그가 그리고 있는 그림에 안 대표를 방해요소로 보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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