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이익 총 2조1748억원…전년비 6조원 가량↑
정유부문 수익성 회복 예상…비정유부문 상승세 지속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지난해 1분기 4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정유업계가 1년 만에 2조원 이상의 흑자로 올라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총 2조1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50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500억원 가까이 오르면서 흑자전환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고 미국 한파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석유사업(4161억원)이 흑자전환하는 등 전사업부문에 걸쳐 수익성이 향상된 것이다. 화학사업(1183억원)도 파라자일렌(PX)·벤젠 등 아로마틱 계열 제품 스프레드 개선 및 정기보수 종료에 따른 판매량 증가 등으로 흑자전환했으며, 윤활유사업(1371억원)은 판매량 감소에도 소폭 올랐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울산 컴플렉스·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RUC·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사진=각 사


배터리사업은 판매량 확대로 매출이 늘어났으나, 해외 공장 초기 비용이 불어나면서 17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재사업(317억원)은 중국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공장 생산성 향상 및 원재료값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25% 가량 많아졌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GS칼텍스는 지난해 4분기 -512억원에서 올 1분기 6326억원으로 흑자전환하는 등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3월 정기보수로 인해 정유·윤활유 공장 등의 가동률이 하락했음에도 재고평가이익과 방향족·윤활기유 스프레드 상승의 영향이 더 컸던 것이다.

정유부문은 -952억원에서 4620억원, 석유화학도 -319억원에서 45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윤활유부문의 경우 759억원에서 1250억원으로 증가했다.

에쓰오일도 62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최근 5년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휘발유·경유·폴리올레핀(PO)·윤활기유 등 주요 제품 마진이 상승하고 재고관련이익이 더해진 가운데 잔사유고도화설비(RUC)를 비롯한 설비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리면서 폴리머와 윤활기유 가격 강세의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정유부문이 3420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석유화학·윤활기유도 각각 983·188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윤활기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5.9%에 달했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VLCC/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오일뱅크도 41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 및 미국 생산설비 가동 차질로 정유·석유화학·윤활기유 등 제품 스프레드가 향상되면서 전분기 대비 4914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정유부문이 2113억원을 시현했으며,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부문도 각각 872·1030억원을 기록했다. 윤활기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3.5%로 나타났다.

업계는 그간 배럴당 1~2달러대를 오가던 정제마진이 최근 3주간 3달러 수준으로 높아진 것을 들어 정유부문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유럽·아시아 지역 석유제품 재고 축소로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내 팬데믹 상황이 안정화될 경우 아시아 휘발유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등 글로벌 원유 수요 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석유화학 초강세 및 (고급)윤활유 수급 등으로 볼때 2분기에도 정유사들의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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