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우려 영향…육상노조 찬반투표 결과 따라 단체이직 카드 꺼낼 수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수출입물류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HMM 해원노조가 집단 사직서 제출을 미루고 다음달 1일 사측과 재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해원노조는 전정근 노조위원장이 지난 24일 김진만 육상노조위원장과 함께 배재훈 HMM 사장과 교섭을 벌였으며, 이날 육해상 공동투쟁위원회가 출범했다고 25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22~23일 해원노조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92.1%가 파업에 찬성했고, 선박 39척·317명의 사직서와 교대신청서 및 MSC이력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휴가자 및 조합원이 없는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이 포함된 수치로, 스위스 MSC는 국내 선원들에게 최장 4개월 계약 및 2배 가량 높은 임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HMM 해원노조 조합원들이 근로조건 향상을 촉구하고 있다./사진=HMM 해원노조


노조는 오는 30~31일 예정된 육상노조의 쟁위행위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집단사직 및 단체이직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헌법 제33조에 따라 대한민국 근로자에게는 노동3권이 보장돼야 하지만, 선원법 제165조에는 쟁의행위에 참여한 사람에게 징역을 명하게끔 규정하는 등 선원을 위한다는 선원법이 오히려 통제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애국심과 애사심 프레임에 갇혀 원치 않는 계약 연장을 통해 땅 한 번 밟지 못하고 해상에서 1년 가까이 지내면서 부모님의 임종 및 배우자의 출산 등 어떠한 경조사에도 함께하지 못했다"라며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겠지만, 우리의 뜻은 강경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HMM이 산업은행 관리하에 들어간 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1200% 가량의 성과금(약 2억원)을 가져간 반면, 산은과 사측은 평균 급여가 3500만원도 되지 않는 선원들에게 너무하다고 한다"면서 "대한민국 수출입의 99.7%를 담당하는 선원이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관치금융에 맞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해운업계는 성명을 통해 파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정부·금융당국을 향해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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