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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배터리 분사 확정…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 확보
나광호 기자 | 2021-09-16 14:01
임시주총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 통과…수주잔고·생산력 토대로 지배력 강화
9월 첫째주 정제마진 배럴당 5.2달러…수요 정상화·공급 제약 속 상승 여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배터리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10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SK배터리'(가칭)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80.2%의 찬성률로 통과됐으며, SK이노베이션은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갖는다.


신설법인 물적분할에 대해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했으나, 업계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이는 SK㈜가 SK이노베이션 지분 33.40%를 보유한 까닭으로, 이날 주총장에서도 별다른 소란 없이 빠르게 안건이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사진=SK이노베이션


이는 그간 SK이노베이션이 꾸준히 분할계획을 밝히고, 대신지배구조연구소·한국기업지배연구원·글래스루이스·ISS를 비롯한 다수의 의결권 자문사들도 찬성을 권고하는 등 힘을 실어준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의 비중(27.48%)이 높지 않다는 점도 언급됐다. 물적분할 안건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전체 주식 3분의 1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주총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할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국민연금 내부에서 일부 위원들이 찬성을 선택하는 등 견해가 엇갈린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분할과 이번 SK이노베이션 등의 사례로 볼 때 성장성 높은 사업부 분할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지만, 기존 주주들이 신설법인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는 등 이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한 영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주총에서는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다'는 개정안과 지배구조헌장 신설 및 이사회 내 위원회 명칭 변경을 포함하는 일부 정관 개정안이 97.9%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설법인이 생산력 확대 등을 위한 투자금 마련방안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최소한 올 하반기는 아니다'라고 답변하는 등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른 조달방안이 있을 뿐더러 회사와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업가치가 '적절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공개를 하는 등 지분 희석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정제마진 등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수익성도 IPO 시점을 결정할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모회사 지원을 등에 업고 배터리 생산력을 늘려 사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IPO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9월 첫째주 정제마진이 배럴당 5.2달러로 집계되는 등 지난해 2월 둘째주 이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를 넘어서면서 정유부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미국 허리케인과 중국 환경 규제 등에 따른 것으로, 전주 대비 1.4달러 상승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중국내 정제설비 가동률이 하락했다"면서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 석유 수요의 정상화가 기대되고,  공급 측면의 제약 요건들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정제마진은 반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지동섭 SK배터리사업 대표가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신설법인은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전기차배터리 서비스사업(Baas)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맡는 지주사로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및 사업개발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번 물적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사업이 올 상반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도 지난해 1~7월 3.0GWh에서 올해 7.4GWh로 증가했다. 이는 기아 니로 EV와 현대 아이오닉5 및 코나 일렉트릭(유럽) 등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으로,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5.3%에서 5.4%로 올랐다.


헝가리 정부가 2공장 건설을 위해 9000만유로(약 1209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거론된다. EU위원회가 이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승인하는 등 현지에서도 고용창출 및 경제효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헝가리 측은 리튬이온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하이니켈 기술 등을 토대로 폭스바겐(VW)·다임러·베이징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 등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SK이노베이션은 약 9450억원을 투자해 코마롬 지역에 연산 10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중으로, 내년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배터리 유럽2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날 Q&A 세션에서 "수주량이 1TWh를 넘었는데 더욱 늘어나고 있어 생산설비 증설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스토리데이' 행사 때 현재 40GWh 수준인 생산력을 200GWh로 늘려야 한다고 했으나, 목표를 더 높여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 안에 여러 사업들이 묶여있다 보니 배터리사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라며 "독립법인에서는 성과와 관련된 부분히 명확히 분리되고, 성장에 대한 로드맵도 제시하는 등 시장에서의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미국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재무성과가 개선되고, (헝가리·중국을 비롯한) 신규공장 운영으로 배터리 자체로의 현금창출능력도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영업이익을 내는 등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설법인의 초대 수장은 공식 출범하는 다음달 1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지동섭 SK배터리사업 대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 대표는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SK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SK루브리컨츠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배터리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사명은 'SK온'·'SK배터리'·'SK넥스트' 등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권 중에서 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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