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해 FA(자유계약선수) 1호 계약을 한 최재훈(32)이 FA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재훈의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높았는데, 이로 인해 온갖 '썰'만 무성하고 후속 FA 계약 소식은 잠잠하다.

이번 FA시장은 지난 11월 26일 개장했다. 그 다음날인 27일 한화가 팀 주전포수 최재훈과 5년 54억원에 계약을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제1호 FA 계약이었다.

최재훈은 한화의 안방살림을 책임지고 있고, 성실함과 꾸준함을 인정 받아 첫 FA 자격 획득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다.

   
▲ 사진=한화 이글스


최재훈의 계약은 내부 FA를 눌러앉히고 싶은 팀은 물론 외부 FA 영입을 노리는 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1호 계약자의 몸값 책정이 올해 전체 FA 시장 가격의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다른 FA 포수들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에 FA 시장에 나온 포수는 최재훈 외에도 강민호(36), 장성우(31), 허도환(37)이 있다. 강민호는 국가대표를 지낸 리그 정상급 포수고, 장성우는 올해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둘 다 소속팀 삼성, kt에서 잔류를 원하고 있지만 다른 팀 역시 충분히 탐낼 만하다. 

더군다나 FA 등급제에 따라 B등급인 장성우는 25인 보호선수 외 1명과 올해 연봉 100%(2억1000만원)만 주면 다른 팀이 데려갈 수 있다. C등급에 해당하는 강민호의 경우 보상 선수 없이 연봉 150%(7억5000만원)의 보상금만 지급하면 영입할 수 있다. 안방 보강이 필요한 팀은 손을 내밀 만하다.

강민호와 장성우가 소속팀에 잔류하든, 새 팀과 계약을 맺든  같은 포수로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있는 최재훈 계약이 일종의 '기준선'을 제시한 셈이다. 최재훈의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높았기에 둘의 몸값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포수뿐 아니라 이번 FA 시장에는 대어급 야수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나성범(32), 김현수(33), 김재환(33), 황재균(34), 박병호(35), 손아섭(33) 등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거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던 리그 대표적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짭짤한 활약이 보장된 박해민(31)과 박건우(31)도 있다.

탐나는 자원들이 많다보니 FA 계약과 관련한 '썰'은 여기저기서 들린다. 100억원대 계약자가 최소 한두 명, 그보다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최재훈이 통상적인 'FA 4년 계약'이 아니라 5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장기 계약에 대한 선수들의 욕구가 커지고, 그에 따라 계약 규모가 더 높아질 것이란 '썰'도 설득력이 있다.

반면 2년 연속 코로나19 여파로 구단의 재정이 넉넉치 않아 과감하게 지갑을 열 구단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최재훈이 쏘아올린 '비싼 공'이 FA 시장을 더 후끈하게 달굴까, 아니면 선수들의 기대치와 구단들의 책정치 사이 간격이 벌어져 오히려 협상이 위축될까. 앞으로 계약 성사 소식을 지켜봐야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