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인재가 경쟁인 시대 됐다"...여성·과학자 영입하며 청년행보 집중
이재명35.5%vs윤석열 34.6% 오차범위 내 초접전...2030지지율도 상승
윤석열-이준석 갈등과 대조되면서 인재 영입 더 부각...속단하긴 일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청년정치'를 강조하며 이른바 MZ세대 표심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청년 인공지능(AI) 개발자, 데이터 전문가 등 청년·과학 인재 4명을 선대위 위원으로 임명한데 이어 2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리며 청년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의 인재 영입 효과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청년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구성으로 갈등을 겪는 상황과 대조를 이루면서 더 부각되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청년들이 야당 후보에게 등을 돌린 틈을 이용해 여전히 부동층으로 남아있는 청년 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윤기 AI 개발자(20), 김윤이 데이터 전문가(38), 송민령 뇌과학자(37), 최예림 딥러닝 AI 연구자(35)를 1차 국가인재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4명의 청년 인재들을 직접 소개하면서 “청년 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인데, 미래와 청년에 관한 전담 부처를 신설해 청년 스스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면 어떨까 한다”며 청년과 미래를 대선 핵심 의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자 직속 국가인재위원회가 12월 1일 개최한 국가인재 영입 발표에서 이재명 후보(가운데)와 청년인재들이 함께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또, 이 후보는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 직접 글을 남기며 청년들과의 소통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그는 "종종 눈팅하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들렀다가 '후보님 건설현장 중장비 기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좌절하고 있어요'라는 게시물을 발견했다"며 "생애 첫 노동이 '무임금 노동'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청년을 위한 정치를 약속했다. 

이 후보가 청년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며 연일 청년 정치의 보폭을 넓히는 이유는 내년 대선 승리의 캐스팅 보트로 여겨지는 2030세대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야당과의 청년 인재 영입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일 채널A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 35.5%, 윤 후보는 34.6%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주일 여론조사 중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라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29~이달 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첫째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4자 가상대결에서 윤 후보 34%, 이 후보는 33%로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였다. 전 주와 비교하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1% 떨어졌고 이 후보의 지지율은 1% 올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특히 이 후보는 2030 지지율에서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A가 의뢰한 조사에서 이 후보는 18∼29세에서 22.1%, 30대에서는 35.7%를 기록한 반면 윤 후보(14.6%, 28.2%)를 기록해 윤 후보 보다 앞서가고 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청년 과학 인재를 선대위에 영입하는 등 연일 청년 중심의 행보를 벌이고 있는 것이 조금씩 지지율 상승으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 후보가 진정성을 가지고 2030세대와 소통하려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청년층 지지율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른바 이준석 패싱 논란과 선대위 갈등으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 하는 사이 이 후보가 빠르게 청년층 표심을 공약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야당 후보와 당 대표와의 갈등으로 촉발된 부정적 여론이 이 후보의 청년 행보가 더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또다른 여론조사에서는 광주·전남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이 후보가 청년들을 위한 제대로된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지지율은 언제든 뒤짚힐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TV조선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11월 29~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85%)와 집전화(15%)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2030청년층 지지율이 광주 전라·지역을 제외 하고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서울(39.5% 대 27.6), 인천·경기(34.9% 대 28.2%), 대전·충청(42.2% 대 21.1%), 대구·경북(42.4% 대 21.0%), 부산·경남(39.1% 대 25.4%) 등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광주·전라에선 이 후보(54.5%)가 윤 후보(9.4%)보다 훨씬 높았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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