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방법 결정·인허가·전체 철거·재시공 등 70개월 소요 전망…사고 수습 비용 3750억원 추정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무너진 동을 비롯해 단지 전체에 대한 안전이 우려된다는 입주예정자의 요구에 따라 8개 동을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몽규 회장의 결단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왼쪽부터)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정몽규 HDC그룹 회장,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김홍일 HDC현대산업개발 경영본부장./사진=미디어펜

4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용산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광주 사고의 모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현대산업개발은 입주예정자의 요구인 화정동의 8개 동 모두 철거하고 새로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지난 4개월 동안 입주예정자와 논의를 계속해왔는데, 무너진 동뿐만 아니라 나머지 동에 대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800여 명의 계약자와 합의하는 것도 무한정 지연될 수 있고, 지연되면 회사의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전면 재시공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이 방법이 가장 빨리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단지는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 등 847가구 8개 동 규모로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었다. 지난 1월 201동의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무너진 동만 다시 짓거나 전면 철거하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온 가운데 정몽규 회장이 전체 철거 후 재시공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면 철거로 약 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거와 재시공 비용뿐만 아니라 입주 지연 비용과 입주예정자 주거 지원 등의 비용이 포함된 규모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에 대해 연결기준 1755억원의 추정 손실을 반영한 바 있다. 여기에 약 2000억원의 추가 비용까지 감안하면 해당 사고와 관련해 약 375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정 회장은 “입주예정자의 주거지원비 보상 등과 철거 후 재시공에는 앞서 계상한 1750억원에서 추가적으로 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철거 방법을 결정하고 인허가 과정을 거쳐 철거 후 준공까지는 70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조금이라도 안전에 관한 신뢰가 없어지는 일이 있다면 회사에 어떠한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아이파크 고객들께서 평생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혁신적인 품질 및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 2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했으며 이달에는 CSO 조직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품질혁신실과 안전관리실의 수장을 외부에서 추가로 영입했다.

다음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지난 4개월 동안 입주예정자와 보상 여부 등에 대해 계속해 논의해왔는데, 그분들의 의견은 무너진 동뿐만 아니라 나머지 동에 대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800여명의 계약자와 합의하는 것도 무한정 지연될 수 있고, 지연되면 회사의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전면 재시공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 방법이 가장 빨리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했다.

전면 철거 후 재시공에 따른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지난해 화정 아이파크 사고와 관련해 1750억원을 계상했으며, 추가적으로 2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입주예정자와 주거지원비 등을 협상, 보상, 협의해나가면서 소요되는 비용을 그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준공까지 소요 시간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지?

-하원기 대표이사: 철거 방법이 아직 결정이 안 됐고, 주변 민원까지 해결하는 과정을 포함하면 철거 후 재시공까지 70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관련해 강경 발언을 했고 정치권에서도 안 좋게 보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병규 대표이사: 기업의 역할은 회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고객 안전을 보장하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증대시키고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기업의 본연 업무에 충실히 해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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