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취임식 전 문 전 대통령과 웃으면서 악수 나눠
'새 대한민국' 열며 민주주의 위기 원인으로 '반지성주의' 지목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5월 10일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의 키워드는 국민과의 소통, 자유와 성장이었다.

이날 0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새로 설치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으면서 임기를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식 전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러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현충문 밑에서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2022.5.10.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 5월 10일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서를 하고 하다. /사진=방송화면 촬영

취임식이 열리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53분경 국회 정문에 내려 단상을 향해 도보로 이동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는 오전 10시 47~48분경 단상 앞에서 하차 후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단상 아래서 기다리던 국민희망대표 20인과 차례로 악수하고 다함께 무대 위로 올라갔다.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 웃으면서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고 박 전 대통령에게도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이날 취임식은 개식 선언 후 국민의례,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연도의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하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김부겸 국무총리의 식사 후 윤 대통령은 헌법 제69조에 따라 제20대 대통령으로서 취임 선서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단상 앞으로 걸어나와 오른손을 들고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윤석열"이라며 선서를 마쳤다.

이어진 순서는 군악대 의장대 행진, 군사대비태세 보고, 독도 공군 및 연평도 해병대, 마라도 해군, 양구 육군 순으로 각 군의 보고 영상이 흘러나왔다. 윤 대통령은 거수경례를 했고, 이 순간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취임사를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와 성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자유'라는 단어를 취임사에서 총 35번 언급하며 윤 대통령은 자신이 무엇을 초점에 두고 있는지를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첫 일성을 던졌다.

윤 대통령은 공동체의 와해와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지목하면서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바로 자유이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5월 10일 국회에 마련된 취임식장 포토존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며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는 보편적 가치"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일갈했다.

자유에 이어 윤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강조한 것은 바로 '성장'이라는 키워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저는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5월 10일 국회에 마련된 취임식장으로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취임사 이후 윤 대통령은 청와대 개방을 선포하고 나섰다.

축하공연이 이어졌고, 공연을 마친 후에 윤 대통령은 이임하는 문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단상 가운데에서 윤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은 악수하며 서로 인사했고, 이후 단상 아래로 내려와 차량 앞에서 재차 악수하고 환송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이후 감사 인사를 하며 퇴장 행진했다.

   
▲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5월 10일 국회에 마련된 취임식장으로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