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5인 이상 기업 930곳 조사…경영부담·조항 불명확성 등 토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지만, 10곳 중 7곳에 달하는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인 이상 기업 930개사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00일 기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법 내용을 이해하고 대응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0.7%에 그쳤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세부사항까지 이해했고, 충분히 대응가능하다'는 비율은 3.4%로 나타났고, '내용을 알지만 실제 적용 방법 모름'과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다'는 각각 33.1%·34.1%로 집계됐다. '전혀 모르겠다'는 기업도 1.5%였다.

   
▲ 중대재해처벌법 이해도/자료=대한상공희의소 제공

법 대응을 위한 조치여부를 묻는 항목에서는 63.8%가 '아직 조치사항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법이 적용되고 있는 50인 이상 기업에서도 '조치했다'는 비율은 28.5%에 머물렀다. 관련 조치로는 안전문화 강화·경영진 안전경영 선포·보호장비 확충·전문기관 컨설팅 등이 언급됐다.

대한상의는 대기업(300인 이상)의 86.7%가 안전보건업무 전담인력을 두고 있는 반면, 중기업(50인 이상)과 소기업(5인 이상)은 각각 35.8%·14.4%에 그치는 등 규모에 따른 역량 차이가 크다고 우려했다. 관련 예산 측면에서도 대기업은 61.0%가 1억원 이상을 편성했으나, 중기업과 소기업은 1000만원 이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고의·중과실 없는 중대재해에 대한 면책규정 신설 △근로자 법적 준수 의무 부화 △안전보건확보의무 구체화 △원청 책임범위 등 규정 명확화를 비롯한 보완사항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응답기업 80.2%가 '법 시행으로 경영부담이 가중된다'고 토로했다"면서 "2024년부터 5인 이상 기업에도 적용되지만, 안전보건관리 역량이 떨어지는 기업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부작용이 생각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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