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지니야, 거실 조명 켜줘"
5일 KT 분당 사옥에서 체험해본 스마트 홈은 '가정의 디지털화'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공기 청정기는 물론이고, 각종 사물 인터넷 기기(IoT)들을 제어하는 기술이 이전보다 한 차원 진보한 듯 했다. 통상 거실에서 조명을 켜려면 벽면의 스위치나 디지털 월 패드를 조작해야 했지만 KT는 2017년부터 인공 지능 스피커 '기가 지니'의 음성 제어로 관련 기능을 서비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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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직원이 'AI 홈 미러 월 패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기존에도 냉방과 난방, 가스 밸브, 엘리베이터도 기가 지니로 통했지만 KT 인터넷과 IPTV를 이용해야 했다. 타 통신사 고객들에게는 열려있지 않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KT는 'AI 홈 미러 월 패드'를 선보였다.
평소 시간만 띄워주던 거울이 디지털 월 패드로 변신하는 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볼 법한 공상 과학적 요소였다. 홈 미러 월 패드에 "친구야, 커튼 열어줘"라고 말하니 그대로 이행하는 모습에서 인공 지능의 발달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명령어를 하나 하나 입력해야 작동한다는 게 기존 시스템의 한계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특정 조건에 맞게 매크로 설정을 해두고 다중 업무를 처리해 주는 것도 신기한 점이었다.
KT는 집안 내 유비쿼터스를 구현하려는 듯 월 패드의 위치에 구애 받지 않도록 탁상형 AI 월 패드도 구비해뒀다. 라디오나 뮤직 플레이어 기능도 충실히 구현해 집에 하나 장만해두면 심심할 틈이 없을 것 같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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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산소·환기 시스템./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자녀를 둔 부모라면 관심을 가질 법한 부분도 있었다. 공부방 내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 학업 집중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KT는 산소 시스템도 갖춰 학습자의 건강도 고려하는 세심한 모습을 보여줬다.
보통 덕트형 전열 교환기를 포함한 환기 시스템은 천장에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각종 시설의 두께 등을 고려하면 20cm 가량 층고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돼 답답함도 유발한다. 이를 해소하고자 KT는 창문을 열지 않아도 환기를 자동으로 시켜주는 기기도 선보였다. 공간과 미관상의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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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안전 디지털 전환(DX) 서비스' 모형./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KT는 입주민 안전을 위해 '안전 디지털 전환(DX) 서비스'를 활용한다고도 했다. 아파트 단지 등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서와 연동돼 골든 타임 내에 신고가 접수될 수 있도록 했고, GPS로 현장 주소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소방 시설의 정상 작동률은 40%를 하회해 막상 쓰려면 무용지물인 경우가 상당하다. KT는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설비의 고장 여부를 확인하고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옥상 비상문은 비상 상황을 대비해 늘 열려 있어야 하지만 우범 지대로 전락하거나 닫혀 있는 경우 화재 발생 시 제 기능을 못하기 마련이다. KT 옥상 개폐문 실시간 감시 시스템은 경기 과천 소재 관제소와 연결돼 있고, 이를 활용하면 경비원 내지는 관리 사무소 직원의 수고를 덜어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는 과천에서도 원격 조작이 가능하다.
이처럼 스마트 홈은 편리성 면에서는 기존의 주거 환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하지만 월 패드 해킹 등 보안 사고 역시 심심찮게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 배기동 공간·영상 DX 사업 담당(상무)는 "세대 간 망 분리는 건축 허가 기준 이달 1일부터 의무화 된다"며 "당사는 관제·네트워크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안전함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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