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활동해온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배 의원이 불안한 권성동 '원톱' 체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라며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배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80여일이 되도록 속시원한 모습을 국민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당 지도부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책임지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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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1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 성원에) 200%, 단 100%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부족한 데 대해 깊이 죄송하다”라며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전직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우리 당이 활력 있게, 윤석열 정부와 함께 동력을 실어가며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뒤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배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내려 놓으면서 국민의힘은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리더십 논란과 함께 비대위 구성 등 새로운 지도 체제 전환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당 내부에서는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권 원내대표의 자신 사퇴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빨리 지도부가 총사퇴를 하고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라며 "지도부들이 당상황이 안 좋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은가. (지도부가)총 사퇴하고 쇄신하는 분위기로 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권 대행 재신임을 묻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권성동 대행이)지금 정도 상황이면 거취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오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당원들도 그렇고 시민들도 그런 평가가 많아서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기전당대회를 치르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다음 주쯤 되면 해법이 나오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일부 초선의원들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권성동 대행 체제를 종료하고 신속히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늘 당의 혁신을 위해 최고위원직을 던진 배현진 의원의 결기를 높이 평가한다"라며 "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비대위 체제가 아닌 권 원내대표의 대표 대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총사퇴 얘기는 없었고 배 최고위원 혼자 사퇴한 것"이라며 "(배 최고위원 사퇴가) 들불이 될지 쪽불이 될지 모른다. 저는 (최고위원) 안 그만둔다.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안정화로 접어들어야 한다"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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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김 최고위원은 "이게 당헌당규에 명시된 게 없어서 정치권에서 오래된 싸움거리이고 해석의 문제인데, 대법원 판례는 (최고위원이) 총사퇴해야 최고위 기능 상실로 본다"라며 "1명이 남아도 원칙적으로는 최고위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분명히 '비대위로 가려면 전원이 사퇴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고 여기서도 드린다"라며 비대위 전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은 이날 새 지도체제 개편에 힘을 실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도 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라며 "지금은 비상시기고,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권 지도부를 겨냥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대로 가야한다. 다른 방법은 없다"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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